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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란 몸값 대결, 손흥민 보유한 벤투호 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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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손흥민은 몸값 8000만 유로로 아시아 선수 중 1위이자 전 세계 16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몸값 8000만 유로로 아시아 선수 중 1위이자 전 세계 16위에 올랐다. [연합뉴스]

한국과 이란이 맞붙는다.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9차전이 열린다. 겉으론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찌감치 결정지은 두 나라의 조 1위 결정전이지만, 이날 경기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시아 축구의 맹주를 가리는 승부이자 두 나라 축구대표팀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다.

독일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21일 발표한 세계 각국 축구대표팀 시장가치 랭킹에서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억3178만 유로(1768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가맹국 1위이자 전 세계 36위다.

이란 선수단의 예상 이적료 총액은 7438만 유로(998억원)다. 간발의 차로 일본(7735만 유로·1037억원)에 뒤진 아시아 3위다. 세계 순위로는 54위다. 시장 가치 전체 1위는 잉글랜드(12억3000만 유로·약 1조6520억 원)가 차지했다. 프랑스(9억8000만 유로·1조3160억원)와 브라질(9억1250만 유로·1조2256억원)이 각각 2위와 3위로 뒤를 이었다.

2019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6만 관중의 성원 속에 이란을 상대하는 축구대표팀. [뉴스1]

2019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6만 관중의 성원 속에 이란을 상대하는 축구대표팀. [뉴스1]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 한국이 선수단 가치 평가에서 FIFA랭킹 21위(아시아 1위) 이란을 뛰어넘은 건 역시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 효과’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의 이적시장 평가액은 8000만 유로(1073억원)에 달한다. 아시아 선수 중 1위이자 전 세계 축구선수를 통틀어 공동 16위다. 한국 축구대표팀 전체 가치 평가액의 60.7%를 손흥민 한 명이 담당했다. 아시아 축구 팬 사이에서 “한국은 손흥민 보유국”이라는 부러움 섞인 표현이 등장한 게 다 이유가 있다.

 이란 선수단 전체의 기대 이적료를 모두 합쳐도 손흥민 한 명에 미치지 못한다. 이란만 그런 건 아니다. FIFA 가맹 210개국 중 대표팀 가치 평가에서 손흥민 한 명의 평가액을 능가한 나라는 50개국 뿐이다.

축구대표팀 멤버 중 이적시장 가치 2위에 오른 황희찬. 21일 첫 훈련에 참여했다. [뉴스1]

축구대표팀 멤버 중 이적시장 가치 2위에 오른 황희찬. 21일 첫 훈련에 참여했다. [뉴스1]

 한국 대표팀 선수 중 가치 평가 상위권에는 손흥민에 이어 황희찬(26·울버햄턴)과 김민재(26·페네르바체)가 자리했다. 최근 프리미어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한 황희찬의 예상 이적료는 1300만 유로(174억원)로 치솟았다. 유럽 빅 클럽 사이에서 이적설 주인공으로 떠오른 중앙수비수 김민재도 900만 유로(121억원)를 호가한다.

 이란 선수 중에서는 주포 겸 간판스타 사르다르 아즈문(27·레버쿠젠)이 2500만 유로(335억원)로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로 나타났다. 최전방 동료 메흐디 타레미(30·포르투)가 1700만 유로(229억원)로 뒤를 이었다.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에서 뛰는 측면 공격수 알리레자 자한바크슈(29)가 400만 유로(54억원)로 3위다.

벤투호 경계 대상 1호로 지목 받는 이란 최전방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 [AP=연합뉴스]

벤투호 경계 대상 1호로 지목 받는 이란 최전방 공격수 사르다르 아즈문. [AP=연합뉴스]

 이란 매체 바르제시세는 20일 “각각 유럽파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한국과 이란의 맞대결은 아시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두 나라 선수단의 충돌”이라면서 “한국은 손흥민이라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를 보유했지만, 이란도 아즈문과 타레미 투톱의 가치를 합하면 4200만 유로(564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FIFA 랭킹 1위(이란)와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출전국(한국)의 맞대결은 자존심을 넘어 월드컵 조 추첨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32개 참가국을 FIFA랭킹 순으로 1~4번 포트에 8팀씩 나눠 배치한 뒤 각 포트에서 1팀씩 고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더 높은 포트에 이름을 올릴수록 상대적으로 약체와 한 조에 속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포트3에 이름을 올리길 바라고 있다. 이란은 포트2에 도전 중이다. 두 나라 모두 이번 맞대결에서 승리해야 목표 달성 가능성이 커진다. 이란 선수단이 벤투호보다 하루 빠른 지난 20일 입국해 서둘러 적응 훈련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국은 21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모여 첫 훈련을 시작했다. 손흥민·황의조(30·보르도) 등 유럽파 선수는 22일 합류한다.

2018년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6만 관중이 함께 선보인 카드 섹션. [연합뉴스]

2018년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6만 관중이 함께 선보인 카드 섹션. [연합뉴스]

 양팀의 승부에 영향을 미칠 중요 변수는 ‘12번째 선수’로 불리는 관중이다. 한국은 이란의 안방인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원정 경기를 할 때마다 압도적인 홈 팬의 응원 탓에 제대로 기를 펴지 못했다. 8차례 열린 이란 원정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채 3무5패에 그쳤다.

 24일 이란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 전적은 1승4무1패다. 대한축구협회는 값진 1승을 추가하기 위해 팬들과 함께 하는 특별 이벤트를 기획했다. 경기 당일 관중석을 가득 메운 6만 여 홈 팬들과 함께 카드 섹션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우루과이전 당시 카드섹션으로 태극기 문양을 만들어보인 축구 팬들. [연합뉴스]

우루과이전 당시 카드섹션으로 태극기 문양을 만들어보인 축구 팬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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