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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탄 보행자 위해 신호 연장"…울산에 '똑똑한' 횡단보도 생긴다

중앙일보

입력

울산시 중구 울산시청 앞에 설치된 스마트 횡단보도. [사진 울산시]

울산시 중구 울산시청 앞에 설치된 스마트 횡단보도. [사진 울산시]

휠체어 탄 보행자가 신호 시간 내에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했을 때 스스로 신호를 연장해주는 ‘똑똑한’ 횡단보도가 등장했다.

울산시는 21일 “교통약자 등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지능형(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을 중구 울산시청 앞 횡단보도에 시범 구축하고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보행자 검지기는 단순히 횡단보도에 보행자의 존재 여부를 검지해 통행하는 차량에 보행자의 유무만 알려줬다. 하지만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은 횡단보도에 설치된 인공지능(AI) 기반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보행자와 차량의 세부 사항까지 인식한다.

이 CCTV는 횡단보도의 ‘눈’ 역할을 하며, 도로 위의 위험 상황을 즉각적으로 감지한다. 차량 접근정보, 보행자 횡단 등의 정보를 인식하고 전광판·스피커·경광등 등으로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경고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도와준다.

만약 휠체어나 보조 장비를 사용하는 보행자, 노약자 등 교통약자가 주어진 보행 신호 시간 내 횡단보도를 횡단하지 못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때는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경고를 하고,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보행 신호를 연장한다.

울산시의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 [사진 울산시]

울산시의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 [사진 울산시]

또 횡단보도 대기 선에 설치된 엘이디(LED) 바닥 신호등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바닥만 보고도 신호를 편히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야간이나 우천 시에는 교통신호 인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울산시의 설명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닥 신호등 설치 이후 교통신호 준수율이 90%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는 이 시스템의 CCTV를 활용해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의 진입 영상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은 3월까지 울산시청 앞에서 시범 운영된 후 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내년에 울산 전 지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보행자 중심의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은 교통약자의 보행권을 보호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시민들의 반응과 만족도를 검토해 확대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스마트 횡단보도 시스템을 포함한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실증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C-ITS는 차량과 차량, 차량과 도로 간 통신을 통해 교통위험정보 등을 미리 공유·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도로통신 인프라다.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각 지자체와 함께 전국에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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