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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은 윤석열, 도시는 이재명’…대선 결과 엇갈린 세종의 민심

중앙일보

입력

‘농촌은 윤석열, 도시는 이재명’

지난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난 ‘행정수도’ 세종의 민심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세종시 조치원역 인근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세종시 조치원역 인근 유세 현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세종시에서 10만1491표(44.1%)를 얻어 11만9349표(51.9%)를 득표한 이 후보에게 7.8%포인트(1만7858표) 차이로 뒤졌다. 반면 윤 당선인은 조치원읍 등 9개 읍·면에서는 우세를 보였다. 읍·면 가운데 연기면에서만 이 후보가 윤 당선인보다 3표 더 얻었다.

연기면 득표수는 이 후보가 1349표(48.1%), 윤 당선인 1346표(48%)였다. 농촌이면서 군부대가 있는 연기면은 관외사전 투표(739명)에서 이 후보가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솔·도담·아름동 등 신도시 12개 동에서 이 후보가 51~55%를 얻어 윤 당선인을 앞질렀다.

세종시는 출범 이후 선거 때마다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혀왔다. 2017년 5월 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세종시 전체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인이 51.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21.0%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홍준표 후보가 15.2%를 얻어 각각 1~3위를 차지했다.

젊은 인구 많은 세종, 민주당 강세

이와 함께 2018년 6·13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춘희 후보가 71.3%를 얻었지만 자유한국당 송아영 후보는 18% 득표에 그쳤다. 2020년 4·15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각각 56~57%를 얻었다. 국민의힘 세종시당 관계자는 “과거 몇 차례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밀렸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득표율 차이를 크게 좁혔다”며 “지방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에 맞서 선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세종시 나성동 먹자골목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세종시 나성동 먹자골목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세종시 신도시 지역에는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이후 인구가 대거 유입됐다. 정부세종청사 입주 등에 따라 신도시에는 공무원 가족이 많고, 연령층도 젊은 편이다. 민주당 지지층이 많은 40대 비중도 전체 인구의 19%로 높다. 현재 세종시의 시장과 국회의원(2명), 시의원 18명 중 17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은 이런 정치적 입지를 바탕으로 이번 대선에서 조직력을 풀 가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세종시당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정권심판론’이 우세했지만, 세종은 지역적 특색이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 9일 현재 세종시 인구 38만1572명 중 75%가 신도시인 동(洞) 지역에 거주한다.

대전, 충남·북에선 윤 당선인 앞서 

세종시와 달리 대전과 충남·북 등 충청권 3개 시·도에서는 윤 당선인이 이겼다. 윤 당선인은 충남에서 6.1%포인트, 충북 5.1%포인트, 대전 3.2%포인트 차이로 이 후보를 앞섰다. 이 결과 윤 당선인은 충청권에서만 이 후보보다 15만표 가까이 더 얻었다. 전국 표차가 24만표였던 것을 고려하면 서울과 함께 충청권이 승부처 역할을 했다.

세종시 정부청사 전경. 중앙포토

세종시 정부청사 전경. 중앙포토

단일 대오를 형성하던 충청권 표심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균열이 발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충청권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직후 충남 출신 김종필 후보가 출마했던 13대 대선만 제외하고 1992년 14대부터 2017년 19대까지 25년간 6차례 대선에서 같은 후보를 밀어 모두 당선시켰다. 이번에도 ‘충청에서 이기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라는 대선 공식은 맞았지만 1992년 이후 이어지던 충청권 표심 동조화 현상은 세종시 이탈로 깨졌다.

세종시 인구

세종시 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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