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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김오수…더 때리는 김기현 "원래 총장 돼선 안될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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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며 자신의 임기를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김오수 검찰총장을 향해 국민의힘 측이 거취 결정 요구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정말 법과 원칙에 따라 임무에 충실한 길은 그만두는 것"이라는 주장에 이어 "원래부터 검찰총장이 돼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는 언급까지 나왔다.

김오수 검찰총장. 뉴스1

김오수 검찰총장. 뉴스1

"김오수 원래부터 검찰총장 돼선 안 되는 사람"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오수라는 분이 이분은 원래부터 검찰총장이 돼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감사원의 감사위원회 한 사람으로서도 자격이 없다고 그래서 임명 제청을 거부당했던 사람"이라며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감사위원으로서도) 정치적 중립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던 분인데 느닷없이 더 높은 자리, 검찰총장에 바로 임명을 해버렸으니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저는 누가 보더라도 순리에 따라서 해야 할 일이지 억지 부릴 일이 아니다 생각한다"며 김 총장의 사퇴를 압박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이 대장동 수사 미진을 이유로 지난 15일 "김오수 검찰총장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주장한 이후,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임명된 직원들은 스스로 거취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등 관련 발언을 이어온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의견이다.

"법과 원칙 따라 임무 충실, 그만두는 것"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재오 전 의원도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명수 대법원장·김오수 검찰총장·김진욱 공수처장 등 3명을 "문재인 정권을 망친 3인방"으로 지칭하며 "국민들 마음속에는 '저 사람들이 무슨 자격이 있냐'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세 사람은 스스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그 세 사람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이어 사견(私見)임을 전제로 "이 정권을 위한다고 했지만 결국 정권이 불신받는 데, 국민들로부터 불신받는 데 크게 공헌한 사람이 그 세 사람"이라며 "임기 이런 거랑 관계없이 법적인 이런 거 관계없이 나는 문재인 정권이 끝남과 동시에 그들도 공직이 끝나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창립준비위원장이 26일 중앙일보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반성 없고, 무능한 한국당 지도부는 국민통합연대에 참여하라”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이재오 국민통합연대 창립준비위원장이 26일 중앙일보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반성 없고, 무능한 한국당 지도부는 국민통합연대에 참여하라”고 밝혔다. 김상선 기자

앞서 김 총장은 정치권의 이런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지난 16일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음"이란 22자 입장문을 낸 것이다. 그러자 김 총장의 거취 결정을 최초로 주장한 권 의원이 "과거의 올곧은 검사의 모습으로 돌아가,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된 수사를 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해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김 총장의 이런 거부 의견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김 총장이 '법과 원칙에 따라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김 총장이 법과 원칙에 따라 임무에 충실한 길은 그만두는 것"이라며 "그게 임무에 충실하는 길이다. 자기가 한 행적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석 달 전 尹 "여건 되면 잘 하지 않겠나" 

김 총장에 대한 정치인들의 계속되는 거취 결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윤 당선인의 직접적인 의중은 알려지지 않았다. 권 의원도 최초 김 총장에 대한 거취 결정을 요구하면서 "윤 당선인이 사퇴를 압박하거나 종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의원 역시 라디오 방송서 "개인의 이야기"라거나 "당하고 아무 관계없고 인수위하고도 아무 관계없다"는 등 전제를 여러 차례 달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권성동 의원.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권성동 의원. 뉴스1

김 총장 거취에 대한 윤 당선인의 의중이 드러난 가장 최근 기록은 지난해 12월 15일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방송이다. 당시 윤 당선인은 "김 총장이랑은 같이 잘 일할 수 있냐"는 이준석 당대표의 질문에 "심성도 착하고 좋은 사람이고, 저하고도 같이 근무도 여러 차례 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위치에서 공적으로 자기가 책임있게 해야 될 걸 확실하게 해야 되는 건 참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제 임기가 또 있는 데다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잘 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고 평가해 김 총장을 신임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덧붙였다.

인수위 인선을 막 마친 윤 당선인이 지금 논란이 되는 김 총장 거취 문제에 대해 언급할 일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 윤 당선인 측근인 법조 인사는 중앙일보에 "대통령 취임 전 챙길 업무가 엄청나게 많아서 (지금은) 그런 것엔 생각도 없을 것"이라며 "(논란되는 말들은)정치인들의 정치 언어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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