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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靑을 ‘우리’ 것 편가르기” 탁현민 “외람되지만, 신경 꺼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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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탁현민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탁현민 의전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7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데 대해 “여기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냐”라는 발언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것인 청와대를 ‘우리’ 것이라고 한다”고 비판하자, 탁 비서관은 “신경 끄고 국민을 위해 일해달라”며 재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탁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님, 외람되지만 임기 54일 남은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신경 끄시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 주십셔. 충성”이라며 짤막한 글을 남겼다.

이는 같은 날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탁 비서관을 비판한 데 맞대응으로 보인다.

허 대변인은 논평에서 “임기를 불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까지 특유의 조롱과 비아냥으로 일관하는 탁 비서관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부디 자중하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라고 했다.

이어 “아직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당선인의 인사에 대해 온갖 이유로 트집을 잡는가 하면, 새 정부의 국정철학이 반영된 행보에 대해서는 비판을 쏟아내고, 심지어 중진의원은 대놓고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대체 언제까지 국민께 희망이 아닌 실망을 드리는 정치가 될 텐가. 지난 5년간 ‘내 편’과 ‘네 편’을 나누고, 온갖 ‘내로남불’로 고통과 아픔을 드린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라고 일갈했다.

앞서 탁 비서관은 이날 두 차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먼저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동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의 말을 들었다. 그러나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며 “그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는데, 그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헉헉”이라고 적었다.

 20대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10일 경복궁 뒤로 보이는 청와대. 연합뉴스

20대 대통령 선거 다음 날인 10일 경복궁 뒤로 보이는 청와대. 연합뉴스

이후에도 탁 비서관은 또 다른 글을 통해 윤 당선인 측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검토’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으로 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보강되어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이 아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쩌지”라고 지적했다.

탁 비서관은 이어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온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들,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질 것”이라며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전에 ‘저도’를 ‘반환’했을 때 처음에는 국민들이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에는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곳을 집무실로 쓰든 안 쓰든) 상관없다. 근데 여기 안 쓸 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는 싶다”며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지난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었으나 2019년 사실상 계획이 무산됐음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옮기고 지금 청와대는 국민의 휴식공간으로 돌릴 것"이라고 언급했었지만 2019년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은 "집무실을 광화문 청사로 이전할 경우 영빈관과 본관, 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 기능을 대체할 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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