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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임금격차 해소하면 韓 GDP 12%↑” 신임 영국대사의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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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가운데)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대사관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으로 열린 글쓰기 대화 수상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수상자들은 크룩스 대사의 초청으로 일일 대사 체험을 했다. 김현동 기자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가운데)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대사관에서 세계 여성의 날 기념으로 열린 글쓰기 대화 수상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수상자들은 크룩스 대사의 초청으로 일일 대사 체험을 했다. 김현동 기자

신임 주한 영국대사 콜린 크룩스가 올 초 부임 후 본격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특히 마음을 쏟았던 행사가 있다. 국제 여성의 날(3월 8일)을 기념해 한국 여성을 대상으로 개최한 글쓰기 대회다. 코리아 중앙데일리(KJD)와 함께 개최한 이 대회에서 수상한 박어진(16) 학생과 박세연(14) 학생은 지난 16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영국대사관에 초청돼 크룩스 대사와 함께 ‘일일 대사 체험’을 했다. 외교부부터 주한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등을 방문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크룩스 대사는 이날 대사관에서 본지ㆍKJD와 만나 “여성의 권리 신장은 곧 인류 모두의 권리 신장”이라며 “많은 발전이 있긴 했으나 여전히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선 갈 길이 멀고, 그런 의미에서 이런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한 이런 행사는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었던 영국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재외공관에서 많이들 개최하는 행사라고 한다. 크룩스 대사는 “불가리아 주재 (영국) 공관에서 시작해 이젠 전 세계 (영국대사관에서) 많이 개최하며, 주한 대사관도 올해부터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2019년 평양 주재 당시 크룩스 대사.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북한 관련 소식을 종종 공유하며 화제를 뿌렸다. 연합뉴스

2019년 평양 주재 당시 크룩스 대사.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북한 관련 소식을 종종 공유하며 화제를 뿌렸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크룩스 대사는 현답을 내놨다. 그는 “한국의 정책은 한국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고 제 생각을 말씀드릴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한 가지 통계를 언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통계다. 그는 “OECD에 따르면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를 해소할 경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2% 성장할 것이란 통계가 있더라”며 “양성 평등은 모두를 위해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OECD는 1995년부터 남녀 임금 격차 관련 통계를 냈는데, 한국은 일본과 엎치락뒤치락하며 매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주한 영국대사관 담벼락에서 환담 중인 크룩스 대사와 글로리아 박 학생과 박어진 학생. 김현동 기자

주한 영국대사관 담벼락에서 환담 중인 크룩스 대사와 글로리아 박 학생과 박어진 학생. 김현동 기자

박어진 학생과 박세연 학생도 같은 의견을 냈다. 세연 학생은 “여성의 평등은 남성을 피해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일부 오해를 하는 남성을 위해 (남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어진 학생도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양성)불평등의 구조는 아직 존재하며, (부처 폐지의 문제를 넘어) 깨져야 한다”며 “일부의 오해가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크룩스 대사의 이전 부임지는 북한 평양이다. 북한 여성에 대한 질문에 크룩스 대사는 “북한은 직업 선택 등에 있어서 남과 여를 여전히 선명히 구별하는 사회”라며 “주로 장마당에서 돈을 벌어오는 이들은 여성들인데, 최근 (대북 제재 후) 이들의 상황이 더 어려워졌을 것으로 예상되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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