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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T기업 신규 채용 축소 및 감원 잇따라, 막막해진 링링허우 취업길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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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국 내 대학 졸업예정자가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중국 현지 매체 AI차이징서(AI財經社)보도에 따르면, 올해 중국 대학 졸업예정자는 전년보다 167만 명 늘어난 1076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청년, 특히 링링 허우(00後, 2000년 이후 출생자) 중 상당수는 대학 졸업 후 IT기업 입사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신규 채용 축소 및 대규모 감원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며 이들의 취업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사진출처=老胡?房]

[사진출처=老胡?房]

中 대형 인터넷 기업 신규 채용 급감, 규제 발 고용 한파

매년 3월과 4월은 중국 대학가에서 대규모 인재 채용이 이뤄지는 시기다. 지난해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시험에 실패한 학생들은 통상 이듬해 봄에 취업 시장으로 나와 일자리를 구한다. 중국 대학가에선 이를 '금삼은사(金三銀四)'라고 부른다. 이때를 놓치면 그해 취업은 날아갔다고 봐도 무방하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징둥, 왕이 등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들은 올해 ‘금삼은사’ 시기에 맞춰 춘계 공채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년과 비교하면 상황은 좋지 않다. 중국 구인·구직 플랫폼 첸청우요(前程无忧)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인터넷/전자상거래 업종의 신규 일자리 창출량은 매우 감소했다. 지난해 신규 일자리 창출 1위 업종에 올랐던 인터넷/전자상거래는 불과 1년 만에 4위로 떨어졌다.

[사진출처=텅쉰망]

[사진출처=텅쉰망]

바이트댄스는 작년보다 신입사원 1000명 줄여, 텐센트는 아직 채용공고도 안 냈다

지난 2월 17일,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字节跳动)가 2022년 춘계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냈다. 지난해 바이트댄스는 춘계 공채 사상 최대 규모인 700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구직자들은 열광했고 당분간 고용 훈풍이 계속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바이트댄스의 올해 춘계 공채 모집인원은 작년보다 1000명이나 감소한 6000명에 그쳤다. 모집직무 역시 9개에서 8개로 하나가 줄었다.

대신에 인턴 채용이 확대됐다. 바이트댄스는 연구개발 부문에서 올해 하계 인턴 실습생을 지난해보다 2배나 늘렸다. 바이트댄스 관계자는 "인턴 채용 확대는 '비용 절감' 필요성 때문"이라며 "문턱이 높은 기술직 외에 다른 직무들은 경력 요구가 높지 않은 인턴 자리가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트댄스 내부 인턴의 정규직 전환은 티오가 많지 않고,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텐센트(腾讯,텅쉰)는 아직까지도 춘계 채용공고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는 2월에 일찍이 춘계 채용을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텐센트 관계자는 "올해 캠퍼스 연계 채용의 홍보 목소리는 예년과 비교하면 작을 것"이라며 "지난해 추계 채용 때 이미 상당수의 자리가 찼다"고 중국 매체 재경 천하(財經天下)에 전했다.

중국 구인·구직 플랫폼에는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신규 채용 축소에 직격탄을 맞은 청년들의 애달픈 목소리가 가득하다. 자신을 우한대 학생이라고 밝힌 중국의 한 네티즌은 "바이트댄스, 텐센트의 HR(인사) 직무가 이미 200% HC(Head Count ∙정원)을 채웠다"며 "올해 고용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춘계 공채에 뛰어들었다는 한 네티즌은 "작년에는 필기시험조차 안 보는 회사들이 있어 놀다가 대기업에 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일자리도 줄고 필기시험 문제도 많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첸청우요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신규 채용은 지난해보다 15~20%가량 줄었다. 또 다른 구인·구직 플랫폼 라거우자오핀(拉勾招聘)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중국 대형 인터넷 기업의 인재 수요가 2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가 자국 인터넷 업계를 크게 위축시켰고, 이것이 채용 축소로까지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사진출처=36커]

[사진출처=36커]

취업해도 안심은 금물, 대규모 감원에 설 자리 잃은 청년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규 채용 축소와 더불어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이 잇따르며, 이제 막 취업한 학생들까지도 다시금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百度)는 역대 최대 규모의 캠퍼스 연계 채용을 진행해 8000명이 넘는 신입사원을 뽑았다. 그러나 반년도 안 돼 그때 뽑힌 신입사원들조차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쉬안(宇軒·가명·23세)씨는 작년 연중에 캠퍼스 연계 채용을 통해 바이두에 입사했다. 그러나 그는 입사한 지 반년 만에 회사로부터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이유는 “나이가 너무 어려서”였다. 말도 안 되는 이유에 우쉬안씨는 항의했지만, 인사부는 되려 "지금 자진 퇴사하지 않으면 회사가 3월 말에 일괄적으로 정리 해고할 것"이라며 엄포를 놨다. 결국 우쉬안씨는 권고사직 요구를 받아들이고 소정의 보상금을 챙겨 회사를 떠났다.

중국 온라인상에는 우쉬안씨와 비슷한 사례가 왕왕 발견된다. 마찬가지로 캠퍼스 연계 채용을 통해 바이두에 입사한 한 네티즌은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小紅書)에 자신의 강제 퇴직 썰을 풀었다. 지난해 12월 말, 그는 회사로부터 돌연 해고를 당했다. 신입사원 교육을 모두 마치고 수습 기간 종료까지 한 달을 앞둔 시점이었다. 그는 “당시 회사 전체 사업 부문이 잠시 멈추고, 대규모 인원 감축이 이뤄졌다”고 회상했다.

중국 매체 신랑커지(新浪科技) 보도로는, 바이두는 지난해 12월 1차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게임 부문의 인력이 300여 명 감원됐으며, 모바일 생태 사업(MEG) 부문의 감원 비율도 50%에 달했다.

2차 인력 감축은 새해가 밝자마자 바로 시작됐다. 중국 테크 전문 매체 36커(36氪)보도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바이두는 AI기술플랫폼그룹(AIG)을 비롯한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감원을 진행 중이다. 한 내부 소식통은 “감원 비율이 전체의 10~15%로, 말단 직원과 중층·고위층 임원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바이두는 이에 대해 “감원이 아닌 직원 성과 최적화를 진행중” 이라며, 구체적인 성과 최적화 내용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틱톡의 라이벌인 중국 숏폼 동영상 플랫폼 콰이서우(快手)에서도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펑파이 보도에 따르면 콰이서우는 지난해 말부터 전자상거래, 알고리즘, 국제화, 상용화, 게임 등 여러 사업 부문에서 대규모 감원을 추진 중이다. 각 부문 별 인력 감축 비율은 10~3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서이기교 [사진출처=huxiu.com/Geethan]

베이징 서이기교 [사진출처=huxiu.com/Geethan]

서이기(西二旗)의 봄은 언제쯤 올까

"서이기(西二旗)의 감원 한파가 너무 거세다. 교초생(校招生)으로서 안정감을 모두 상실했다." 한 링링 허우 네티즌은 본인이 체감한 고용 한파를 이처럼 표현했다. 서이기(西二旗)는 베이징의 한 지역으로 텐센트, 바이두, 디디 등 중국 IT 거물 기업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교초생(校招生)은 중국에서 산학 연계로 졸업 후 바로 입사를 노리는 대학 졸업예정자를 뜻한다.

중국에서도 구직자의 수는 증가하고 고용주의 수요는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인민대학 중국 고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1년 4분기 중국의 청년 구직자는 전년보다 37.8% 증가했지만, 고용주의 수요는 11.2% 감소했다. 막막해진 취업 길에 당황하는 청년들의 모습은 한중 양국이 놀랄 만큼 닮아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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