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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 3조 시대 열리나…단단히 벼른 아트페어 줄줄이 개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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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역대 최대규모로 열리는 올해 화랑미술제에서 선보이는 이건용 작가의 바디스케이프 작품. [사진 한국화랑협회]

역대 최대규모로 열리는 올해 화랑미술제에서 선보이는 이건용 작가의 바디스케이프 작품. [사진 한국화랑협회]

“한국이 세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되느냐 마느냐를 가르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이번에 열리는 화랑미술제 매출은 지난해 두 배가 될 거고, 올해 전체 미술시장은 최소 세 배 이상 성장할 거로 기대한다.” 16일 개막하는 제40회 화랑미술제를 앞두고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이 한 말이다. 지난해의 미술시장 열기를 이어가고, 세계 시장에 한국 미술의 존재감을 알려야 한다는 바람이 절박해 보인다.

화랑미술제로 필두로 올해 미술시장이 시동을 켜고 있다. 화랑 백 수십 개가 참가하는 대형 아트페어가 3~5월 서울과 부산서 차례로 열린다. 오는 9월엔 세계 3대 아트페어인 프리즈(Frieze)가 키아프(Kiaf·한국국제아트페어)와 나란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세계 유수 갤러리들이 작품을 싸 들고 한국을 찾는다.

2021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들. [사진 한국화랑협회]

2021 화랑미술제를 찾은 관람객들. [사진 한국화랑협회]

화랑미술제는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아트페어로, 16일 VIP 오픈 등 20일까지 서울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열린다. 지난해 107개 화랑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143개가 출동해 800여 작가의 4000여 작품을 선보인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출품작도 컬렉터의 다양한 취향에 응답해 미술시장 열기를 잇겠다는 화랑들 의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일례로 국제갤러리는 유영국과 박서보, 루이스 부르주아와 양혜규 등 갤러리 간판 작가 작품을 고루 내놓는다. 젊은 컬렉터를 겨냥해 이광호, 이기봉 등 중견 미술가와 젊은 작가 박진아 신작까지 준비했다. 아라리오갤러리도 부담 없이 소장할 수 있는 작은 작품부터 아시아 대표 작가들 작품까지 준비했다. 국내 중견작가 최병소와 일본 아방가르드 예술가 노부코 와타나베를 비롯해 노상호, 돈선필, 장종완 등 젊은 작가 작품이 다수 보인다.

5월 개막하는 아트부산에 출품된 알렉스 카츠 작품.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가 선보인다. [사진 아트부산]

5월 개막하는 아트부산에 출품된 알렉스 카츠 작품.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가 선보인다. [사진 아트부산]

국내 1세대 행위 미술가로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건용의 작품(리안갤러리), ‘숯의 화가’ 이배 작가 작품(부산 조현화랑)도 눈에 띄고, 우태경, 최수인, 쿤 등 요즘 주목받는 신예작가 작품도 기대를 모은다. 화랑협회가 신진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줌인(Zoom in)’ 섹션도 있다. 올해 446명이 지원한 가운데 김신혁, 김시원, 김용원, 오지은, 이상미, 이혜진, 전영진 등 7명이 선정됐고, 이들 작품을 특별전에서 공개한다.

화랑미술제 장소를 코엑스에서 세텍으로 옮긴 것 역시 9월 ‘큰 시장’을 준비하는 포석이다. 황달성 협회장은 “9월 키아프 기간에 맞춰 세텍에서 신개념 아트페어 ‘키아프 플러스(Kiaf Plus)’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6일 개막하는 화랑미술제에 출품된 유영국(1916-2002) 작품, 1980.73.7x 62 cm. [사진 국제화랑]

16일 개막하는 화랑미술제에 출품된 유영국(1916-2002) 작품, 1980.73.7x 62 cm. [사진 국제화랑]

부산화랑협회가 주최하는 2022 바마(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BAMA)는 4월 7~10일, 아트쇼부산이 주최하는 대형 국제 아트페어 아트부산은 5월 12~1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그동안 바마는키아프, 아트부산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2020년부터 활성화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올해 162개 갤러리가 참여해 5000여 점을 출품한다. 올해는 독일 갤러리 에스더 쉬퍼와 쾨닉도 처음 참여한다.

지난해 매출 350억원을 기록한 아트부산은 올해 컬렉터에 대한 서비스 강화와 ‘품격’으로 차별화한다. 아트바젤 등 해외 대표 아트페어를 벤치마킹해 VVIP와 VIP용 라운지를 별도로 운영한다. 올해 21개국 132개 갤러리가 참여하며, 그중 해외 갤러리는 33개(지난해 17개)다. 세계적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전시로 유명한 리처드 그레이도 처음 참가한다.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 전시장. 올해는 서울 학여울역 세텍에서 열린다. [사진 한국화랑협회]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화랑미술제 전시장. 올해는 서울 학여울역 세텍에서 열린다. [사진 한국화랑협회]

젊은 갤러리에 기대를 거는 것도 아트페어들의 공통점이다. 화랑미술제에는 갤러리 기체, 갤러리 초이, 서정아트센터 등 신규 회원 갤러리 10곳이 처음 참여한다. 바마엔 P21, 맨션 나인, 스튜디오 끼가, 아트부산에는 갤러리 스탠, 실린더, 에이라운지, 디스위켄드룸, 스페이스 윌링엔딜링 등이 참여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1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에 따르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경매시장 3280억원 ▶화랑 4400억원 ▶아트페어 1543억원 등 약 9223억원이었다. 2020년 3291억원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다시 3배로 커질 경우 3조원 시대가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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