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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에도 1조, NC에도 1조···'600조 사우디머니' 韓게임 꽂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운용 자금 규모 600조 원이 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PIF)가 국내 게임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엔씨소프트는 PIF가 자사 주식 56만3566주(2.57%)를 약 2900억 원에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제공 엔씨소프트

운용 자금 규모 600조 원이 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PIF)가 국내 게임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엔씨소프트는 PIF가 자사 주식 56만3566주(2.57%)를 약 2900억 원에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제공 엔씨소프트

게임주에 '큰 손'이 떴다. 600조원을 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PIF)다. 지난달 넥슨에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넣은 데 이어 엔씨소프트에도 조 단위에 자금을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오르며 국내 게임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엔씨소프트는 PIF가 자사 주식 56만3566주(2.57%)를 약 2900억원에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PIF는 지난달에도 엔씨소프트 주식 146만8845주(6.69%)를 취득했다. 당시 지분 가치가 약 8000억원이었던 만큼 두 달 만에 1조원이 넘는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이번 거래로 PIF의 엔씨소프트 지분율은 9.26%가 됐다. 넷마블(8.9%)과 국민연금(8.4%)보다도 높은 지분율로 2대 주주다. 엔씨소프트의 최대 주주는 김택진 대표(11.97%)다. PIF가 밝힌 지분 취득 이유는 ‘단순투자목적’이다.

PIF는 지난달 초에도 넥슨재팬의 지분 5.02%를 약 1조원에 사들였다. 이 역시 단순투자목적이었다. PIF는 이후에도 넥슨재팬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7.09%까지 늘렸다. NXC(지주사·28.6%), NXMH(투자전문자회사·18.8%)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8.1%)에 이은 4대 주주에 해당하는 규모다.

PIF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로 운용 자금이 5000억 달러(약 616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사진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의 모습. 연합뉴스

PIF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로 운용 자금이 5000억 달러(약 616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사진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의 모습. 연합뉴스

PIF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로 운용 자금이 5000억 달러(약 616조 원)에 달한다. PIF는 최근 글로벌 게임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일본 게임사 SNK를 인수했고, 블리자드와 EA, 캡콤, 테이크투인터렉티브 등 유명한 게임사에도 투자했다.

PIF가 투자 대상으로 게임사를 ‘픽(PICK)’한 이유는 모하메드 왕세자가 석유로 치우친 사우디의 경제 체제를 보완하기 위해 IT 분야에 관심을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게임 회사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투자 관심이 커지는 것도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회사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0조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국내 게임사는 메타버스 세계를 가장 잘 구현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데다 중국 게임사와 비교해 투자가 쉽다는 점도 강점”이라며 “PIF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머니’가 최근 약세를 보이는 게임주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97만2000원까지 올랐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최근 실적 둔화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반 토막이 난 상태다. 11일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1.92% 오른 45만2000원에 마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 관련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리니지W 호조와 신작 기대감 등이 남아있어 중기적 관점으로 분할매수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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