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 '동병상련' 포항 지진피해 주민들, 산불 피해 주민들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경북 울진 산불 이틀째인 5일 오전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낸 이재민들이 진화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경북 울진 산불 이틀째인 5일 오전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임시 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낸 이재민들이 진화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재난으로 집을 잃은 아픔과 수년간의 이재민 텐트 생활을 경험한 포항 지진 피해 주민들이 산불 피해 주민들을 찾아간다. 집을 잃은 아픔을 위로하고, 현실적인 이재민 생활의 대처법 마련 등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포항 지진 피해 주민들의 대표 단체 격인 ‘포항11·15촉발지진 범시민대책위원회’ 임성남 실무지원단장은 7일 “공원식 공동위원장 등 범대위 간부 7명 정도로 대표단을 꾸려 위로금·위문품을 챙긴 뒤 8일 울진 산불 피해 주민들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진으로 (나 역시) 아파트 화장실이 무너지는 등 피해를 보았다. 산불 피해 주민들의 현실적인 아픔을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7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에 있는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에 있는 울진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포항흥해실내체육관에서 2년간 지진 피해로 이재민 생활을 한 김홍제씨는 “텐트 생활을 하는 울진 산불 피해 주민들을 만나 언론 등의 관심이 없어지고 난 이후 상황을 전할 생각”이라며 “그때 그때 먹고, 빨래하고, 씻는 문제 등이 생길 수 있어, 이런 것들에 대한 행정적인 지원책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등 이재민 생활의 경험담을 현실적으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산불로 집을 떠난 울진 지역 주민 500여 명은 이재민 보호소로 지정된 울진 국민체육센터에 텐트를 치고 생활 중이다.

포항 지진 피해 주민 상당수도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강진으로 집을 잃고 임시대피소로 지정된 실내체육관에서 텐트를 치고 지냈다. 이후 4년이 지나 지난해 말 텐트가 완전히 철거 됐을 정도로 오랜 기간 지진 피해의 아픔을 겪었다.

정부는 산불 피해를 본 경북 울진, 강원도 삼척·강릉·동해·영월 등 지역에 전방위적 지원을 추진한다. 특별재난지역(울진·강원 삼척)에서 산불로 집이 타버린 이재민에는 최대 1600만 원의 구호금을 지급하고, 전국의 피해 농가에는 자금 지원과 함께 종자·농기구 등 물자를 공급한다.

지난 4일 경북 울진군에서는 두천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로 주택 59동이 전소하고 29동이 일부 소실됐다. 이재민과 대피자는 1681명에 달한다. 이번 산불은 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 역대 2번째 큰 산불로 꼽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