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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황 꼬인 러, 민간지역 무차별 포격…아파트 밖 시체 널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높이면서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인 지역에 대해서도 포격했다고 미 NBC방송 등 외신들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교외의 코쉬차 거리에 있는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민간인이 거주하는 이 건물은 러시아가 쏜 포탄에 의해 벽면이 흉측하게 파괴됐다. [AFP=연합]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오전(현지시간) 수도 키예프 교외의 코쉬차 거리에 있는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민간인이 거주하는 이 건물은 러시아가 쏜 포탄에 의해 벽면이 흉측하게 파괴됐다. [AFP=연합]

러시아는 그동안 군사시설만 타격했다고 주장해 왔는데 진격이 지체되면서 이제는 민간 지역에 대한 무차별 포격까지 감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NBC방송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닷새째인 지난 28일 우크라이나의 제2 도시인 하리코프 민간인 거주지역에 수십 발의 포격이 이뤄졌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군은 하리코프에서 며칠째 교전 중이었는데, 그 여파가 민간지역에까지 미친 것이다.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인구 140만 명의 하리코프 전역에 폭발이 있었고, 아파트는 흔들려 연기가 났다.

아파트 밖에는 시체가 널려 있고 거리에는 불이 나는 모습도 목격됐다. 한 시민은 포격이 진행되는 동안 대피소에 숨어 목숨을 건졌다.

안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 끔찍한 장면을 전 세계가 봐야 한다”며 영상을 올렸다.

NBC는 해당 영상이 사실로 확인했으며, 다만 정확한 사상자 수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연합군이 공식 페이스북에 루한스크주(州) 스타니차 루한스카 친러 반군 세력에게 포격당한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군은 ″포탄 중 하나가 유치원에 떨어졌는데 당시 어린이들이 있었다. 최소 2명의 민간인이 부상당했고, 즉시 민간인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사진 우크라이나 연합군 페이스북]

우크라이나 연합군이 공식 페이스북에 루한스크주(州) 스타니차 루한스카 친러 반군 세력에게 포격당한 모습을 공개했다. 연합군은 ″포탄 중 하나가 유치원에 떨어졌는데 당시 어린이들이 있었다. 최소 2명의 민간인이 부상당했고, 즉시 민간인을 대피시켰다″고 전했다. [사진 우크라이나 연합군 페이스북]

민간 지역에 대한 포격은 러시아 공격 수위가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더 공격적인 전술을 꺼내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도 하리코프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로켓 공격이 이뤄졌다며 이번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량살상무기로 통하는 ‘진공폭탄’(열압력탄·thermobaric)을 썼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미국 의회 보고를 마친 뒤 “러시아군이 오늘 진공폭탄을 사용했는데 이는 실제로 제네바 협약에 의해 금지돼있다”고 말했다.

마르카로바 대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거대한 가해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CNN도 러시아 남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인 벨고로트 남쪽에서 열압력탄 다련장 로켓 발사대가 다수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열압력탄두 장착이 가능한 TOS-1 또는 TOS-1A 다련장로켓 발사대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 진공폭탄이 동원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CNN은 덧붙였다.

특히 TOS-1은 시가전에서 적의 방어거점을 파괴하는 목적으로 만든 무기다. 러시아가 이를 사용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시민의 목숨 생각하지 않고 시가전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진공폭탄은 주변 산소를 사용해 고온폭발을 일으키는 폭탄으로 기존 폭탄보다 훨씬 더 긴 폭발시간을 갖는다.

일반적인 폭탄에 들어가는 화약이 25% 연료와 75%의 산화제로 구성되는 것과 달리 열압력탄은 거의 100% 연료로만 구성된다.

이 때문에 같은 무게의 폭발력을 가진 전통적인 응집폭탄보다 훨씬 더 큰 에너지를 발산한다. 주로 벙커, 동굴 등에 사용한다.

열압력탄이 진공폭탄으로 불리는 이유는 이 폭탄이 터질 때 산소를 빨아들여 강력한 초고온 폭발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폭발시 발생하는 높은 압력파는  사람의 내부기관에 손상을 준다고 한다.

군인과 민간인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무차별적이고 파괴력이 센 까닭에 비윤리적인 대량살상무기로 인식된다.

서방언론들은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이 같은 열기압 무기를 쓴 가능성을 서방 군사정보당국이 우려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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