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길, 또 찜찜한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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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프로복싱 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문성길(26)이 또다시 버팅(머리 받기)으로 인한 5회 테크니컬 판정승으로 개운치 않게 타이틀을 지켰다.
문은 20일 한양대 체육관에서 벌어진 타이틀 2차 방어전에서 끈기와 근성의 도전자인 마쓰무라 겐지(30·일본·동급 10위)와 피투성이의 혈전 끝에 5회 종료 3-0 판정승으로 방어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날 문은 1회 두 번, 3회 한번 등 모두 세 차례 다운을 뺐었으나 마쓰무라의 저돌적이고 과감한 맞받아 치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멕시코인 헤수스 토레스 주심은 경기 중 마쓰무라의 버팅을 여러 차례 지적, 문의 양쪽 눈 옆이 찢어져 온몸이 피투성이가 돼 더 이상 경기를 지속시킬 수 없다는 링 닥터의 소견에 따라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WBC의「3회 이상 경기를 벌인 후 버팅에 의해 더 지속할 수 없을 때엔 그때까지의 점수로 판정한다」는 룰에 따라 문이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50-44, 48-45, 49-45)을 거뒀다.
특히 문은 눈썹 위가 약해 아마시절인 84 LA올림픽에서도 눈이 찢어져 4강 진출이 좌절됐었으며 지난 1월 WBC 슈퍼 플라이급 타이틀을 획득할 때에도 챔피언 가나의 나나 코나두에게 역시 버팅으로 인한 9회 테크니컬 판정승으로 왕좌에 올랐었다.
문은 WBC의 지시에 따라 3차 방어전을 코나두와 치를 예정이다.
이날 승리로 13승(10KO)1패를 기록한 문은 대전료로 9만 달러(약 6천3백 만원)10승 (6KO)1무4패의 마쓰무라는 1만2천 달러를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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