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언급에 발끈한 이태규 "이준석이 먼저 2월초 합당 제안"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지난 2월 비공개로 만났던 사실을 공개하며 "저는 이 대표 제안 취지를 단일화 문제를 자신(이 대표)과 논의하자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23일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에게 '아니면 말고' 식의 구태에서 벗어나 당사자가 누구인지 밝히라고 촉구한다"며 "이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의사 전달한 사람이 있지만, 밝히지는 못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당사자가 누군지 밝혀서 거짓이 아니라는 점을 국민에게 말하는 게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라고 했다.

그러면서 "2월 초 비공개로 이 대표를 만났고, 합당제안을 받았다"며 "이 대표와 비공개로 만나서 제안받은 내용을 고려할 때, (이 대표의) 안 후보에 대한 지속적 비난과 맞지 않는 게 많아서 진심이 뭔지 확인하고자 뵙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 연합뉴스

이어 "(이 대표의 제안) 취지는 안 후보가 사퇴하고 합당하면 선거 후에 국민의당 의사를 대변할 특례를 만들어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공천심사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제안이었다"며 "여수 열정열차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내리면서 단일화 선언하는 빅 이벤트를 준비하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또 "이게 안 후보에게 획기적 전환점이자 제안이었다. 종로 보궐선거에 공천할 수 있고,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도 안 후보의 정치를 위해 도움되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이 대표가 필요하면 이런 내용을 안 후보를 직접 만나서 설명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이 대표가 제안한 내용을 보면 안 후보에게 지속해서 정치도의 어긋나는 비난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이해 안 돼서 그때 발언을 공개적으로 확인하면서 본심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것"이라고 이날 회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이 대표의 제안을 묵살한 것에 대한 감정적 반발인지, 원래 이중플레인지, 아니면 윤 후보와 이 대표 간 '굿캅' '배드캅' 역할을 분담하는 건지 대답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문답변에서 이 본부장은 "안 후보의 부산시장 출마를 이 대표가 보장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대표가 '합당 후 안 후보의 정치적 재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직이 중요한데, 종로 (보궐선거에) 나가든가 아니면 부산 출신인 안 후보가 (시장)선거에 나가면 좋지 않겠느냐. 그게 안 후보에게 도움된다'고 했다"고 답했다.

안 후보의 반응에 대해 그는 "안 후보에게 말했고 '합당이든 단일화든 그런 게 논의된다면 그건 윤 후보와 자기가 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준석 "安 아는지 모르겠지만 범강·장달 있다"

앞서 이 대표는 MBC라디오 '시선 집중'에 출연해 양측의 단일화 물밑 대화 과정에서 '삼국지'에서 관우를 배반한 미방·부사인, 장비를 죽인 범강·장달 이야기를 꺼내며 안 후보 측에서 배신행위를 한 인사들이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일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철수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는 등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한 뒤 "안 후보는 아시는지 모르지만, 삼국지에 보면 미방과 부사인, 범강과 장달 이런 분들이 있다"고 했다.

진행자가 "배신자들 말하는 거네"라고 하자 이 대표는 "네, 그런 거 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긍정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