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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엔 야생동물 X 밭"···이미 마리나 선착장은 흉물됐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보 해체 반대" VS 이재명 "해체 찬성" 

오는 3월 세종시에는 금강보행교라는 새로운 관광 상품이 선보인다. 사업비 1080억원을 들여 만든 둥근 모양의 금강 보행교는 전국에서 유일한 걷기 전용 다리다.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 년도인 1446년에 착안해 주교량 한 바퀴 길이를 1446m로 만들었다.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부족해진 금강 모래사장에 야생동물 분비물이 보인다. 프리랜서 김성태

세종보 개방으로 물이 부족해진 금강 모래사장에 야생동물 분비물이 보인다. 프리랜서 김성태

22일 세종시에 따르면 금강보행교는 최근 한국관광공사 주관 ‘2022년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육성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 관광지를 자치단체와 협력해 새로운 관광 명소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마리나 시설은 흉물로 변해 

하지만 고민거리가 있다. 세종보 개방으로 금강에 물이 없기 때문이다. 세종보는 2018년 2월 전면적으로 개방됐다. 보 개방으로 수량이 부족한 금강에 건설한 금강보행교는 다소 썰렁한 느낌을 준다. 지난 21일 찾은 금강보행교는 밑에 있던 마리나 선착장이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강에 물이 부족해 요트 등을 이용할 수 없어 4년간 방치돼서다.

금강보행교 밑 마리나 시설이 흉물로 변했다. 이 시설은 2018년 2월 세종보 전면 개방이후 사용할 수 없어 방치해왔다. 김방현 기자

금강보행교 밑 마리나 시설이 흉물로 변했다. 이 시설은 2018년 2월 세종보 전면 개방이후 사용할 수 없어 방치해왔다. 김방현 기자

금강보행교에서 하류로 5㎞ 정도 떨어진 세종보 주변은 더욱 황량했다. 물고기는 찾기 어려웠고, 강풍에 모래만 휘날렸다. 강바닥 곳곳에는 고라니로 추정되는 야생동물 배설물이 있었다. 세종보 인근 마리나 시설도 흉물로 변했다. 인근을 지나던 세종시민 서범석씨는 “세종보 개방으로 강이 잡초밭과 모래사장이 된 느낌”이라고 했다.

정부, 보 해체 대비 1조원 투입   

사정이 이렇자 세종시는 “금강 수량과 수면적(水面積) 확보 방안을 장기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금강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해 보행교 경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세종시와 환경부는 세종보가 기능을 못 하자 약 100억원을 들여 금강에 다른 취수시설을 만들고 있다.

세종시 금강보행교 모습. 김방현 기자

세종시 금강보행교 모습. 김방현 기자

문재인 정부는 전국 4대강 보 해체 또는 개방에 대비해 1조원 정도 투입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실에 따르면 9000억 원 예산은 4대강 모니터링 477억 원, 보 개방에 따른 피해 보상 및 지하수 대책 869억 원, 4대강 조사·평가단 운영비 214억 원, 취·양수장 개선 사업 예산 9150억 원이다.

이런 가운데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4대강 보(洑)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사실상 보 해체·개방에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보를 신속히 해체하겠다”고 했다.

물 부족한 금강보행교 "관광 명소 육성" 

윤 후보는 지난 18일 경북 상주 지역 유세 도중 "민주당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이 한 4대강 보 사업을 폄훼하고 부수고 있다. 이를 잘 지켜서 농업용수와 깨끗한 물을 상주·문경 시민이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대선 공약 답변서에서도 "보 해체·개방 등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이 친수 (공간) 관리와 이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공주 시민들이 공주보 부분해체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주 시민들이 공주보 부분해체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기능 상실한 전국 곳곳의 보를 해체해 강물이 흐르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보 처리 방안 이행계획과 자연성 회복 종합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강 유역의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도록 취·양수장 개선을 조속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환경단체도 가세했다. 5대강유역협의회, 강살리기네트워크 등 10개 시민단체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를 닫아 물이 고이면 녹조가 다시 생기고 물고기가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월 세종보와 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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