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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韓, 곧 기축통화국” 주장에…“가능한 얘기” vs “가축통화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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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축통화 발언이 왜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 후보를 옹호했다.

한 네티즌은 “코로나19 시국을 거치면서 가계부채비율이 높아졌기에 다른 선진국처럼 국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가계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당 발언을 했다”며 “비판하는 사람들은 토론을 제대로 안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대통령 후보가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의 얘기를 인용해서 ‘가능할 수 있다’ 수준의 얘기는 못 할 것도 없는데, 기축통화 발언만 물고 늘어진다”고 했다.

반면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를 패러디한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되는 방법’이라며 우리나라 지도에 미국 성조기를 합성한 사진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은 ‘가축통화국은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보드게임에서 사용되는 가짜 화폐 사진을 올린 뒤 “12만원=1소고기로 통화를 변경해 가축통화로 쓰자”며 조롱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가 열린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가 열린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이날 토론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정 국채 비율을 놓고 논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국제기구는 (GDP 대비 국채 비율이) 85%까지 적절하다고 한다. 지금은 매우 낮아서 충분히 (추가로 국채를 발행할) 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윤 후보는 “비기축통화국인 경우는 50~60%를 넘어가면 어렵다. 스웨덴은 40%를 넘어가면서 이자율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우리나라는 국채비율이 GDP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경제력 수준이 높다”고 주장하며 국채발행 규모를 기축통화국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켜보던 안 후보가 이 후보에게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의 차이점을 아나”라고 물었고, 이 후보는 “당연히 안다”면서 “우리도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이 높다고 할 정도로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안 후보는 “낙관적으로 보면 우리도 발전하면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지만, 지금 현재 기축통화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게 문제”라면서 “재정운영은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국회사진기자단]

토론 이후 야당에서는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기축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비꼬았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도 페이스북으로 “이재명 후보님. 우리나라가 곧 기축통화국이 된다고요? 최배근 교수가 그러던가요? 아니면 김어준씨?”라며 두 인물과 함께 꼬집었다.

장예찬 선대본부 청년본부장도 “이 후보는 한국의 국가부채 비율이 다른 나라 대비 낮은 편이라서 확장 재정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빚 더 내서 돈 더 쓰겠다는 뜻”이라며 “2019년에 이미 비기축통화국 중 6위, 2026년에는 비기축통화국 중 1위 예정으로 국가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되자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가 언급한 기축통화국 편입 가능성은 전경련이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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