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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정점땐 최대 27만명…정부 "접종자 치명률, 독감 이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만5362명 발생한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유입 이후 763일만에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선을 돌파했다.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만5362명 발생한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지난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 유입 이후 763일만에 누적 확진자가 200만명선을 돌파했다.뉴스1

방역당국이 국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2월 말~3월 중 정점을 찍고, 이때 하루 최대 27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또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은 폭발적이지만 중증화율·치명율은 낮아 50대 이하 백신 접종자에겐 계절독감보다 덜 위협적인 감염병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오미크론 변이 60세 미만 치명률 0%~0.03%"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국내외 연구기관 10곳이 수행한 코로나19 발생 예측을 종합한 결과를 21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3월 초에는 하루 확진자가 17만명 이상 발생하고, 현재 400명대에 머무르는 위중증 환자 수도 1000명 이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은 2월 말에서 3월 중으로 폭넓게 예측됐다. 유행 규모 역시 14만~27만명까지 발생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7일 “이달 말 유행 정점에 도달하고 확진자는 하루 13만∼17만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이번 전망에서는 정점 도래 시점이 미뤄지고 확진자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특성상 확진자 규모에 지나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최근의 위중증환자 증가세를 언급하며 “증가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특성상 유행은 굉장히 빠르고 위중증ㆍ치명률은 떨어져, 방역 목표 자체를 중증·사망을 최소화하면서 의료체계 내에서 소화하는 것으로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체계서 감당가능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예전처럼 확진자 수에 너무 크게 의미 부여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델타ㆍ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정된 6만7207명을 대상으로 중증도를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0.38%, 치명률은 0.18%로 나타났다. 델타 변이의 중증화율 1.40%, 치명률 0.70%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60대 아래에서는 오미크론에 의한 중증화율이 연령군에 따라 0.03∼0.08%, 치명률은 0∼0.03%로 더 낮게 나타났다.

손 반장은 “계절독감 치명률이 0.05~0.1%인데, 오미크론 치명률은 계속 0.1% 중후반 정도 추세"라며 "델타 유행 때 (계절독감의) 8~9배로 올라간 치명률과 비교하면 굉장히 안정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비대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 비대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는 “50대 이하 치명률은 0%에 수렴하고 있다”라며 “접종 완료자 치명률은 계절독감 이하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미크론의 빠른 전파 속도를 고려할 때 확진자를 억제하는 정책은 너무 과도한 사회적 희생이 따를 것”이라며 “중증ㆍ사망을 최소화하면서 의료 여력 내에서 통제하면서 유행을 넘기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을 끝내려면 한번은 큰 유행을 거치면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델타 변이보다 오미크론의 유행이 진행되는 게 우리나라에 유리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60세 이상ㆍ미접종자에겐 오미크론은 여전히 위험한 감염병이다. 델타 유행 때에 비하면 60대 이상 중증화율, 치명율이 낮았졌지만, 중증화율은 60대 0.42%, 70대 2.58%, 80대 7.77%였으며, 치명율은 60대 0.17%, 70대 1.12%, 80대 4.90%로 여전히 높게 나타났다.

손 반장도 60세 이상 고령층ㆍ미접종자 두 집단에서 중증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증환자의 약 83%, 사망자의 95%가 60세 이상이다. 또 8주간 분석을 보면 63%의 사망자가 미접종자다”라며 “이 둘의 교집합이 중증화율과 치명률을 이끌기 때문에 노바백스 백신을 활용해 이들에 최대한 예방접종을 하고, 요양병원ㆍ시설 등에 감염 차단 조치를 계속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국은 오미크론 확산 상황을 ‘엔데믹 전환 과정’이라 낙관하면서도 앞으로 3주간 ‘사적모임 6인ㆍ영업시간 10시’ 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오는 4월 청소년 방역패스 도입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야외 마스크 착용 등 2년간 이어온 방역조치가 그대로 유지된다.

이에 대해 손 반장은 “지금 엔데믹 전환 과정의 초기 단계를 밟고 있는데 아직 유행의 정점 확인이 않되는 불확실 요인이 있어 정점을 확인할 때까지는 기존의 방역조치를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그 다음에 완화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점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앞서간다고 우려했다. 오미크론은 위험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강한 방역조치는 계속 이어가는 것이 국민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이 알아듣기 쉽게 투명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놔야 따라갈텐데 오락가락하니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준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치명률을 보고 괜찮다고 하는건 섣부르다”라며 “확진자를 최소 한달간 모니터링하고 최종까지 예후(치료 결과)를 보고 분석해야하는데, 초기 진단된 상황만 놓고 치명률을 계산하는건 오류를 부를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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