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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논란에 사라진 시상식…2·3등한 피겨팀 빈손 귀국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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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넘어지는 발리예바. 연합뉴스

다시 넘어지는 발리예바. 연합뉴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2, 3위에 오른 미국과 일본 선수들이 메달을 손에 넣지 못하고 귀국하게 됐다.

20일(한국시간)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미국 대표팀에 “시상식 거행 요청을 기각한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날 “덴마크, 프랑스, 중국 출신의 패널이 19일 오후 늦게 모여 2시간 30분 동안 회의를 한 뒤 미국 대표팀이 제기한 ‘피겨 단체전 시상식을 올림픽 폐회 전에 거행해 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며 “피겨 단체전 2위에 오른 미국 선수 9명은 은메달을 받지 못하고 귀국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메달을 수여하지 않고 대회 마스코트인 빙둔둔 인형을 주는 ‘경기장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후 공식 시상식 일정을 잡고, 메달플라자에서 메달을 전달한다.

피겨 단체전은 지난 7일에 열렸고,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미국, 일본 선수들은 시상대에 올라 빙둔둔 인형을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메달플라자 공식 시상식은 8일 오후에 예정돼 있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ROC 피겨 천재로 불리던 카밀라 발리예바(16)의 도핑 의혹으로 시상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발리예바가 지난해 12월 제출한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이자 흥분제 효과도 내는 금지 약물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그러나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베이징올림픽 개막 후인 이달 8일에야 발리예바에게 ‘트리메타지딘 검출 통보’를 했고, 잠정 출전 정지 징계 처분을 했다가 철회했다.

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이미 단체전이 끝난 상황에서 개인전 출전이라도 막고자 이의 신청을 했지만, CAS는 “발리예바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안길 수도 있다”며 발리예바의 개인전 출전을 허용했다.

이에 IOC는 “발리예바의 도핑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그가 입상한 경기의 시상식을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피겨 단체전 경기장 시상식에서 빙둔둔을 들고 기념 촬영하는 미국 대표팀. 신화=연합뉴스

피겨 단체전 경기장 시상식에서 빙둔둔을 들고 기념 촬영하는 미국 대표팀. 신화=연합뉴스

한편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미국 피겨 대표 선수들에게 ‘성화봉’을 선물했고 미국 피겨 대표 선수들은 “시상식 무기한 연기를 성화로 달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일본 피겨 대표팀은 바흐 위원장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미국 대표팀은 변호사를 통해 바흐 위원장에게 ‘피겨 단체전 시상식 개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CAS에 제소하는 절차도 밟았다. 하지만 끝내 피겨 단체전 시상식은 열리지 않았다.

이에 미국 빙상연맹 관계자는 “발리예바 때문에 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 빈손으로 떠나는 게 정의로운 일인가”라고 분노를 표했다.

발리예바는 피겨 개인전에서 4위에 그쳤다.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지 못해 피겨 여자 개인전 시상식은 정상적으로 열렸다.

AP통신은 “발리예바의 도핑 관련 의혹이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다”며 “미국 선수들이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나 2022 베이징올림픽 메달을 받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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