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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메이커에서 은메달리스트로… 잘 자란 뽀시래기 정재원

중앙일보

입력

19일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역준하는 정재원. [연합뉴스]

19일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역준하는 정재원. [연합뉴스]

잘 자란 '뽀시래기' 정재원(21·의정부시청)이 또다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 이상은 페이스메이커가 아닌 당당한 경쟁자로 이승훈(34·IHQ)과 함께 시상대에 섰다.

정재원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 조이 만티아(미국)와 거의 동시에 들어왔으나 0.02초 차이로 앞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정재원은 경기 뒤 "너무 기쁘고, 개인전인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따내 더 의미있고 기쁘다"고 말했다.

정재원은 "승훈이 형과 두 가지 전략을 짰다. 하나가 (금메달시스트)바트 스윙스의 그룹에 속해서 쫓아가는 것이었고, 도망가는 네덜란드 선수들 뒤에 붙어서 도망가보자는 것이었다. 결국 스윙스 그룹을 따라가는 걸로 얘기했고, 그게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19일 오후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경기를 마친 이승훈과 정재원이 손을 맞잡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19일 오후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경기를 마친 이승훈과 정재원이 손을 맞잡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정재원은 4년 전 평창에서 이승훈, 김민석과 함께 팀 추월 은메달을 따냈다. 그리고 매스스타트에선 막판 스퍼트에 강한 이승훈의 레이스를 도왔다. 그러나 이제는 함께 작전을 의논하지만 나란히 메달을 노렸고, 계획대로 이뤄졌다. 두 선수는 경기 뒤 함께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았다.

19일 오후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19일 오후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이승훈과 정재원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베이징=김경록 기자

정재원은 "그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며 성장했기에 지금의 결과가 있다. 승훈이 형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 더 기쁘다"고 했다. 그는 "이 종목의 레전드인 승훈이 형이 그동안 조언을 많이 해 줬다. 매스스타트에 필요한 전략을 풍부하게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정재원은 "먼저 치고 나가는 선수들 뒤에서 잘 따라가다가 마지막에 스퍼트하는 작전이 잘 통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고등학생으로 대표팀 막내였던 그에게 팬들은 '뽀시래기'란 별명을 붙여줬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덧 장거리 간판 선수로 성장했다. 벌써 두 번 올림픽에 나가 2개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어떻게 불리면 좋겠다는 생각은 없다. 뽀시래기란 별명은 귀엽게 생각해 주시는거니까 좋게 생각한다"며 "더 성장해서 더 많은 종목에 출전하고 싶다. 더 나은 선수가 돼 메달을 더 따내고 싶다"며 4년 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대회에서도 메달을 따내겠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선 많은 선수들이 돌아가면 하고 싶은 일로 '치킨 먹기'를 이야기했다. 정재원은 "일단 집에 가면 맛있는 한식을 먹고 싶다. 특히 좋아하는 떡볶이를 먹고 싶다. 일주일 내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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