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스타킹 테러남' 대구에 등장? 6년 전 그 놈 실체 경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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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남성 A씨가 여성들의 다리에 검은 액체를 뿌리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

대구에서 한 남성이 행인에게 검은 액체를 뿌리고 달아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16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50분쯤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앞에서 한 남성이 20대 여성 다리에 검은색 액체를 분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복합환승센터 주변 일대를 수색했지만, 이 남성을 찾지 못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4시15분쯤에도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3층에서 남성이 검은색 액체를 행인 바지에 뿌렸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일대에서 30∼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혼자 있는 여성에게 검은색 액체를 분사하니 조심하라’는 글이 돌고 있다. 성분을 알 수 없는 이 액체는 스타킹 등에 묻어 잘 지워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총 2건이다. 경찰은 현재까지 동일 인물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인상착의를 토대로 해당 지역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를 찾고 있으며, 검은색 액체의 성분도 파악하고 있다.

일명 ‘강남역 스타킹 테러남’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

한편 지난 2016년에도 서울 강남역에서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한 남성이 스타킹을 신은 여성들의 다리에 검은 액체를 뿌리고 도망가 일명 ‘강남역 스타킹 테러남’이라고 불렸다. 당시 SNS에 ‘강남역 주변 오피스룩을 입은 여성들의 다리에 먹물을 뿌린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SBS 시사 교양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 제작진은 취재에 나섰고, 테러범의 실체를 확인해 서초경찰서 형사팀과 공조해 용의자 A씨 검거에 나섰다. 이후 잠복 끝에 A씨의 범행 현장을 포착하고 그를 현행범으로 붙잡았다.

A씨는 범행 후 여성들이 액체가 묻은 스타킹을 화장실에 버리면 이를 가져가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스타킹으로 성적인 만족감을 느꼈던 것 같다. 하루 이틀 정도 보관하고 가지고 있다가 버린다”고 말했다.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2017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지난 2018년 부산에서는 모방 범죄가 발생한 바 있다. 부산대에서 한 남성이 성적 욕구 해소를 위해 치마와 스타킹을 착용한 여대생들 다리에 검은 액체 구두약을 뿌리고 도주해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 B씨는 “지난해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한 남성이 스튜어디스 복장의 여성들 스타킹에 검은 액체를 뿌린 사건을 다룬 방송을 보고 따라 했다”며 “구두약을 뿌리면 여학생들이 깜짝 놀라는 데 쾌감을 느꼈다. 성적 욕구를 해소하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재물손괴 혐의로 약식기소된 B씨는 같은 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