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 세리머니 하지 못해 눈물 보인 쇼트트랙 이유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월드컵 금메달을 따내고 거수경례를 한 이유빈. [사진 SBS 캡처]

월드컵 금메달을 따내고 거수경례를 한 이유빈. [사진 SBS 캡처]

두 번째 올림픽을 마친 이유빈(21·연세대)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지키지 못한 오빠와의 약속, 그리고 끝내 따내지 못한 개인전 메달 때문이었다. 세 번째 올림픽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유빈은 16일 중국 베이징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8초825의 기록으로 7명 중 6위에 올랐다.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을 따낸 이유빈은 이번 대회 개인전 세 종목에선 메달을 끝내 수확하지 못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이유빈은 "끝까지 한국 대표팀이 큰 부상자 없이 레이스를 펼친 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국민 여러분의 응원에 제 값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여자 1500m 6위에 오른 이유빈. [뉴스1]

여자 1500m 6위에 오른 이유빈. [뉴스1]

이유빈은 말을 하던 도중 여러 차례 눈물을 닦았다. 경기가 끝난 뒤 시간이 흘렀지만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이유빈은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부담감, 중압감이 있었는데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레이스 전반에 아쉬움도 있다"며 "큰 부담감이 있었는데 그게 끝난 것 같아서 여러 가지로 복합적인 마음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유빈은 "선두에서 경기하는 게 전략이었다. 중국 선수(한위퉁)가 갑자기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준준결승을 뒷조에서 경기하고, 조편성이 늦게 나왔는데 준결승 1조에서 뛰어 체력을 소진했다. 결승에 가서도 체력 소모가 커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또 하나의 이유는 오빠를 위한 선물을 하지 못해서다. 이유빈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메달을 딴 뒤 해군 복무중인 오빠 이준서 씨를 응원하는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준서 역시 쇼트트랙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8월 입대했다. 이준서 씨는 최근 국방일보를 통해 동생을 응원하는 편지를 보냈고, 이유빈은 또 한 번의 거수경례를 약속했다.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정(왼쪽)을 축하하는 이유빈. [연합뉴스]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최민정(왼쪽)을 축하하는 이유빈. [연합뉴스]

"오빠 이야기를 하면 눈물이 난다"던 이유빈은 "어쩌면 오빠가 나보다 기대를 많이 한 것 같다. 오빠도 훈련받는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한 재미였을 테고, 내가 자랑스러운 동생이었을 거다. 연락을 잘 못 하는 상황인데도 경기 들어가기 전까지 많은 연락을 해줬다. 메달 세리머니로 거수경례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고 말했다.

평창에서 계주 멤버였던, 이유빈은 이번 대회에선 갑작스럽지만 개인전까지 나서게 됐다. 두 번의 대회를 치르며 성장했다. 이유빈은 "좋은 공부를 했다. 평창은 계주만 나갔고, 이번엔 개인전 결승까지 갔다. 나아갈 수 있는 큰 발걸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제일 멋있는 최민정 언니가 1위를 했고, 2·3위 선수(아리아나 폰타나, 수잔 슐팅)도 이전부터 뛰던 선수들이다. 이번엔 졌으니까 다음에는 내가 선두에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일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던 이유빈은 "새벽 5시에 깰 때가 많았다. 다시 자도 8시면 일어났다. 잠자는 걸 좋아한다. 너무 자서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자고 싶다"고 웃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