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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 파손’ 고양 마두역 인근 건물, 부실 공사가 사고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31일 지하 3층 기둥이 파손되고 주변 도로가 내려앉는 사고가 발생한 경기 고양시 마두역 인근 7층 상가건물의 주된 사고 원인은 기초와 지하 벽체 공사의 부실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 건물 하중 지지력이 약한 데다 지하수와 토사 유출 등이 겹쳐 안전 등급이 최하 수준으로 조사돼 건물에 대한 대규모 보강공사나 철거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지상 7층 규모 상가건물에서 지반침하가 발생, 지하 주차장의 기둥이 파손돼 있다. 고양시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한 지상 7층 규모 상가건물에서 지반침하가 발생, 지하 주차장의 기둥이 파손돼 있다. 고양시

정밀진단 결과, 기초와 지하 벽체 공사 부실  

고양시는 사고 다음 날부터 한국건설안전협회를 통해 45일간 벌인 이런 내용의 정밀진단 결과와 안전대책을 16일 발표했다. 정밀진단 결과 건물 기초를 말뚝(pile) 대신 매트(mat) 공법으로 변경함으로써 지내력(地耐力)이 약해졌고, 건물 하층 벽체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기준에 크게 미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마두동 상가 건물 앞. 고양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마두동 상가 건물 앞. 고양시

조사에서는 지반 높이를 인접 건물보다 약 10m 낮게 조성한 데다 지하층 한쪽 외벽공사를 하지 않아 건물 바닥과 벽에서 매일 20t 이상의 지하수가 스며든 것도 확인했다.

이춘표 고양시 부시장이 16일 마두동 상가 기둥파손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고양시

이춘표 고양시 부시장이 16일 마두동 상가 기둥파손 안전진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고양시

이로 인해 진흙과 모래로 이뤄진 지반에 다량의 지하수가 유입되면서 곳곳에 틈이 생긴 점도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건물 안정성이 꾸준히 악화했음에도 1995년 준공 이후 보수·보강이나 차수 공사, 물빼기 작업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3일 고양시 마두동 상가 현장 정밀안전진단 검사. 고양시

지난 1월 3일 고양시 마두동 상가 현장 정밀안전진단 검사. 고양시

건물 안전 등급, 최하 수준인 E등급으로 평가  

이런 결과 건물 안전 등급이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최하 수준인 E등급으로 평가됐다. 이는 건축물 사용을 즉각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을 해야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시는 이번 안전성 종합평가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보강공사나 재건축을 하도록 조만간 건물주 등에게 통보할 방침이다. 보강공사는 기초를 매트(mat) 대신 말뚝(pile) 공법으로 바꿔 부동침하를 막고 건물 기둥과 보, 슬라브 등에 강판을 덧대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시는 보강공사에 앞서 지하층 일부 지반의 빈틈이나 공간에 충전재(充塡材)를 채우는 그라우팅 작업과 지하 2층 구조보강 공사를 건물주 측과 협의해 우선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4일 고양시 마두동 상가 앞 하수관로 교체공사. 고양시

지난 1월 4일 고양시 마두동 상가 앞 하수관로 교체공사. 고양시

대규모 보강공사나 재건축하도록 통보할 방침

이재준 고양시장은 “사고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하고 사안별 대응방안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재발을 방지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이와 함께 올해 연말까지 이미 확보한 21억원의 예산을 긴급히 투입해 일산신도시 등 고양시 도로 37개 노선(연장 263㎞)에 대해 지하층 공동(空洞) 조사 용역을 추진한다. 지하매설물 주변 지반의 공동을 발견하면 신속하게 조치하고 지반침하 등을 예방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양시, 263㎞ 구간 지하층 공동(空洞) 조사 용역

이와 연계해 재난관리기금 또는 예비비를 추가 투입, 지하층 공동조사 용역을 통해 지난 1990년대에 조성된 화정지구 및 일산지구 내 지하철 3호선 주변 대규모 성토지역을 대상으로 ▶건축물 지하층 조사(지하층 높이, 기초형식 등) ▶지하수 관측공 설치 및 지반조사 ▶계절별 광역 지하수 해석 등을 통해 지반침하 영향인자를 검토하고 상관관계를 분석한 후 관리매뉴얼을 조기에 수립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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