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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시위현장 '아기상어' 틀었더니…놀라운일 벌어졌다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4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의회 주변에 백신 반대 시위대가 모여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 의회 주변에 백신 반대 시위대가 모여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이비 샤크(Baby shark) 뚜뚜뚜루루~'

뉴질랜드 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아기 상어'를 틀었다. 하지만 노래를 들은 시위대는 해산하기는커녕 박수를 치고 율동을 하며 노래를 즐겨 화제가 됐다.

13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현지 매체 스터프 등에 따르면 의회 앞 광장을 점거한 시위대 수백명을 해산시키기 위해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소음' 전술이 시도됐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이날 경찰을 허탈하게 만든 곡은 유튜브 최초 100억뷰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 동요 '아기상어'다.

시위대는 지난 8일 수도 웰링턴 국회 앞 잔디 광장을 점거한 뒤 임시 텐트까지 차렸다. 이들은 주말 내내 쏟아진 폭우 속에서도 우비를 입은 채 백신 반대 시위를 지속했다. 지난 9일 경찰은 의회의 해산 명령에 불복하고 도심 도로를 막아선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며 120명 이상을 연행했다. 의회는 11일 잔디밭 스프링클러를 가동시키며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지만, 시위대는 땅을 파 임시 수로를 만들어 대응했다.

백신 반대 시위대가 14일 의사당 잔디밭에 임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백신 반대 시위대가 14일 의사당 잔디밭에 임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방법을 찾다 못한 트레버 맬러드 국회의장이 스피커로 시끄러운 노래를 틀도록 지시했다. 중독성 강한 '마카레나',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OST '렛잇고(Let it go)', 미국 팝가수 배리 매닐로의 히트곡 등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시위대는 미국의 헤비메탈 음악을 틀고 맞섰다고 한다.

특히 의회 스피커에서 세계적으로 유행한 한국 동요 '아기상어'의 영어 버전이 흘러나오자 시위대가 노랫소리에 맞춰 팔을 흔들고 춤을 추는 바람에 의회의 제압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백신 반대 시위가 뉴질랜드 의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백신 반대 시위가 뉴질랜드 의회 앞에서 열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전직 위기협상 담당 경찰로 일했던 랜스 버네트는 "스프링클러와 시끄러운 음악으로 시위대를 해산하려는 방법은 시대에 뒤떨어진 전술"이라며 "장기화할수록 해결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화를 해야 한다. 지금이 (대화의) 적기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는 2주 넘게 이어진 캐나다의 '자유의 호송대 시위'를 모방해 열렸다. 자유의 호송대 시위는 백신 의무화에 항의하며 미국과의 핵심 교역로인 앰배서더 다리를 점거했던 캐나다 트럭 운전사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시위를 말한다. 이 시위는 수도 오타와에서 캐나다 전역으로 퍼져나간 뒤 강제 해산됐다.

13일(현지시간) 캐나다 윈저 경찰이 앰배서더 다리를 점거한 픽업 트럭을 둘러싸고 있다. [AF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캐나다 윈저 경찰이 앰배서더 다리를 점거한 픽업 트럭을 둘러싸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뉴질랜드를 포함해 프랑스·호주·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로 캐나다 시위를 모방한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규제로 사람들은 혼란과 분노를 느꼈다"며 "캐나다 다리 위의 교착 상태는 일단락됐으나, 코로나19 이전의 '정상' 상태로 되돌아가고 싶은 감정적 욕구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전염병 제한 규제에 대한 좌절감이 극단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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