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김민주와 그룹 엑소의 카이 생일 축하 광고 등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아이돌, 배우 등 연예인들의 생일 축하 광고가 내걸리는 서울 강남권 지하철 역사 광고 단가가 최근 폭등했다. 각 팬덤은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어 광고 단가가 저렴한 역사로 눈을 돌리고 있다.
14일 광고업계 등에 따르면 ‘연예인 생일 축하 광고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의 길이 4.5m짜리 광고 단가가 약 450만원에서 이달부터 700만원대로 50% 이상 급등했다.
삼성역과 강남역, 홍대입구역은 유동 인구가 많아 팬덤이 경쟁적으로 광고를 내거는 지하철역이다. 그러나 이들 2호선 인기 역사 광고 단가가 모두 급등하자 생일 축하 광고를 준비하던 팬덤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재 길이 4.5m짜리 대형 광고판 기준 삼성ㆍ강남ㆍ홍대입구역 모두 광고 단가가 700만원대에 이른다. 을지로입구ㆍ건대입구ㆍ잠실ㆍ교대역 등은 약 500만원, 왕십리ㆍ선릉ㆍ역삼역 등은 약 400만원, 이대ㆍ영등포구청ㆍ서초역 등은 약 3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에 오는 5월 생일을 앞둔 배우 신하균의 팬들은 삼성역에서 다른 역으로 바꾸기로 하고, 비용 모금 기간도 늘렸다. EBS 인기 캐릭터 ‘펭수’ 팬들 역시 홍대입구역에 광고를 준비하다가 다른 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두고 투표를 하기도 했다.
배구 선수 김연경의 팬들도 생일 축하 광고 대상지로 당초 강남ㆍ삼성ㆍ홍대입구역을 고려하다 단가 인상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릉역을 택했다.
지하철 광고는 입찰을 통해 서울교통공사와 계약을 맺은 각 광고 대행업체가 집행하며, 서울교통공사는 개별 지하철 광고 단가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번 광고 단가 인상은 최근 2호선 광고 대행업체가 변경되면서 단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2호선 광고 대행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지하철 광고는 입찰을 거쳐 사업권을 가져오는 구조라 가격을 높게 써내야 따낼 수 있다”며 “이번에 우리가 사업권을 가져오다 보니 기존 광고 단가로는 사업의 수지가 맞지 않아 단가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2019년 기준 서울 지하철에 내걸린 아이돌ㆍ유명인 광고는 총 2166건에 달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2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엑소 165건ㆍ워너원 159건 등이 뒤를 이었다. 걸그룹 가운데는 아이즈원이 40건으로 가장 많았다.
2014년에는 광고가 76건뿐이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2016년 이후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