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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반도체의 봄' 온다는데…역대급 실적 예약한 이 기업[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말 이 기업이 전 직원 3만명에게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준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죠. 그만큼 역대급 실적을 거뒀죠. 그런데 이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도 이런 잔치 분위기를 앞으로 기대할 만할까요? SK하이닉스입니다.

SK하이닉스, 뭐하는 기업인지 다들 아실 겁니다. 메모리반도체를 주로 만들죠. 매출 비중은 D램(휘발성 메모리) 71%, 낸드플래시(비휘발성 메모리) 25%(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D램에선 세계 2위(점유율 삼성전자 50%, SK하이닉스 26%, 마이크론 20%)이지만, 낸드플래시에선 3위에 그쳤었죠(삼성전자 34.5%, 키옥시아 19.3%, SK하이닉스 13.5%). 그런데 지난해 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거느리게 됐습니다. 둘의 점유율을 합치면(19.4%) 키옥시아를 간발의 차로 제치게 됩니다.

주가를 좌우하는 변수는 뭐니뭐니해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입니다. D램 평균 고정가격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 1월에도 또 하락했고요(-8.09%),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변화가 없는데요.

D램 고정가격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D램 고정가격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올 1분기가 D램 가격의 바닥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2분기 중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격반등이 시작될 수 있단 낙관론도 조금씩이나마 퍼지기 시작(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그럼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냐고요? 잠시만요. 생각보다 2분기 이후 반도체 가격 예측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는 게 걱정거리입니다. 사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온다’고 기대에 부풀었다가 뒷통수 제대로 맞은 게 불과 7-8개월 전의 일이잖아요(진짜 오는 줄 알았는데...). 그래서 얻은 교훈은? 사이클이 과거와 달라졌다. 즉, 예전처럼 2년 넘게 이어지는 ‘슈퍼사이클’ 같은 건 이제 없을 수 있다.

이렇게 쭈욱 올라가는, 그 슈퍼사이클 어디로 사라졌나요? 셔터스톡

이렇게 쭈욱 올라가는, 그 슈퍼사이클 어디로 사라졌나요? 셔터스톡

특히 중요한 건 공급망 문제. 반도체(=시스템반도체)가 없어서 차를 못 만든다, 이런 얘기 많이 들으셨죠? 메모리반도체 업계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시스템반도체가 모자라서 고객사가 제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없다보니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확 늘 수가 없죠. 오미크론을 걱정한 고객사들이 미리 땡겨서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쌓아두기도 했고요. 하여간 이 지긋지긋한 공급망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슈퍼사이클이 돌아올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급등도 없고 급락도 없는 상태가 예상된다’(삼성증권)는 분석에 한표.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올해 또다시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릴 것임을 의심하는 이는 없습니다. 증권사들도 연이어 올해 실적 추정치를 높여잡고 있습니다. FN가이드 컨센서스를 보면 올해 매출액 추정치는 54.6조원(+27%), 영업이익은 16조원(+29%)이나 되죠(최근 한 달 추정치 종합). 제품 가격이 올라서라기보다 출하량이 늘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솔리다임(인텔 낸드 사업부)이 더해진 효과까지. 그러니까 사이클 말고 실적만 본다면 지금은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 된 겁니다.

SK하이닉스 DDR5 D램.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DDR5 D램. 사진 SK하이닉스

좀더 길게, 내년 이후 실적까지 본다면 호재도 있습니다. 신제품 DDR5 D램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 되는데요. 내년 말이면 서버용 D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거라는군요(SK하이닉스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과거를 돌아보면 D램의 세대교체는 메모리반도체 업계엔 큰 기회.

배당 측면에서도 좋아졌죠.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3년간 기본배당금을 올리고(1000원→1200원), 분기배당을 합니다(3월 말에 보유하고 있으면 분기배당금 주당 300원 받는 것). 또 잉여현금흐름, 즉 벌어들인 돈에서 이것저것 필요한 데 쓰고 남는 돈의 절반을 주주한테 돌려주기로 했죠. 이런 주주환원정책, 대환영입니다.

그래, 돈 벌면 주주랑 좀 나눠먹자. 셔터스톡

그래, 돈 벌면 주주랑 좀 나눠먹자. 셔터스톡

지켜볼 변수는 중국입니다. 한국 반도체회사 주가가 중국 경기(중국의 IT 수요)를 많이 따라가기 때문이죠. 올해 중국 경제는 여러모로 불안한데요(IMF 중국 경제성장률 4.8% 전망). 동시에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있는 상황(시진핑 3연임을 위해?).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슈퍼사이클 없어도 저평가 실적주는 간다

이 기사는 2월 11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건강한 주식 맛집,앤츠랩을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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