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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 집 사러갑니다"…이재명이 말한 2억 아파트 찾아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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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김포 2억~3억대 아파트’ 발언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TV토론에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포 이런 데서는 20평대 2억~3억대가 가능하다”고 한 발언에 김포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김포검단시민연대는 12일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으면서도 ‘김포 이런 데’는 2억~3억원이면 집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 남다른 현실 감각의 소유자”라며 이 후보 지지 철회를 선언하기도 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김포 2억집 사러 간다” “GTX ‘김부선’에 이어 또 김포 농락” 등과 같은 글이 올라오며 김포 시세 팩트체크 움직임이 일고 있다.

문 정부 들어 두배 오른 김포 집값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김포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5억4250만원이다. 중위 매매가격은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으로 김포 아파트 절반이 이보다 비싸다는 이야기다. 단위면적당 중위가격을 따져보면 전용 59㎡ 기준으로 중위 매매가격이 약 3억7760만원이다. 김포 20평대 아파트 절반이 3억대 후반보다 비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인 2017년 5월 기준으로 김포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현재의 절반 수준인 2억8000만원이었다. 김포 집값은 2020년 6ㆍ17 대책 이후 대폭 올랐다. 정부가 당시 수도권 대다수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김포만 쏙 뺀 탓이다.

또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서울의 전셋값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김포 아파트를 매입하는 수요자가 몰려들었다. 김포의 대장주 아파트로 꼽히는 김포 한강메트로자이1단지(전용 59㎡)의 경우 임대차3법 시행 이후인 2020년 10월 6억4423만원(32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그 해 5~6월만 해도 4억대에 거래됐다.

강남까지 2시간, 통진읍 분양가 2억 원대 

하지만 김포는 지역별로 아파트 매매가의 편차가 크다. 김포시의 유일한 도시철도인 김포골드라인 역세권인 한강신도시를 벗어나면 가격이 저렴하다. 지난해 3월 대방건설이 김포시 통진읍마송택지지구에 분양한 ‘김포마송택지지구디에트로’는 59㎡A형의 분양가는 2억5000만~2억9000만 원대로 책정됐다.

하지만 통진읍은 인천 강화도에 인접한 동네로, 2020년 11월 정부가 뒤늦게 김포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도 대곶면ㆍ월곶면 등과 함께 지정 제외한 동네다. 통진읍 마송지구에서 김포골드라인 구래역까지 시내버스로 30분가량 걸린다.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해 강남역까지 출근할 경우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골드라인 노선의 출퇴근 시간 혼잡도는 최대 285%로 지옥철로 불린다.

민주당 “김포 현재 시세 말한 것 아니야”

논란이 퍼지자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현재 김포에 있는 20평대 아파트 집값이 2억∼3억원대라는 것이 아니라 김포공항 인근 부지에 청년 주거 전용 20평 아파트를 2억∼3억원대에 분양 가능하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재현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이재명 후보는 김포를 가보기나 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짧은 기간에 인구가 급증했지만, 부족한 교통인프라로 인해 김포시민들은 출퇴근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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