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나흘 앞둔 11일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장동 개발 의혹, 배우자 논란, 신천지 유착 논란, 무속 논란 등을 거론하며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였다.
이 후보는 “대장동 문제는 임대주택이 아니라 신혼부부용 주택 등 공공주택으로 바뀐 것이고, (취업 특혜 논란은) 감사원의 수차례 감사에도 문제가 없었다”며 "박영수 전 특검의 딸, 곽상도 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돈을 받고, 윤 후보님 아버지도 (사업 관련자에게) 집을 팔았다. 저는 공익환수를 설계했고, 국민의힘은 배임을 설계했다”고 역공을 취했다. 이에 윤 후보는 “곽상도든 박영수 변호사든 여기서(대장동 사업) 나온 8500억원이 누구 주머니에 숨겨져 있고, 어디에 쓰였는지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고 재반박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는 “윤 후보 부인이 주가 조작에 연루돼 있다는 말이 있고, 윤 후보는 2010년 5월 이후 (주식) 거래를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설명을 해달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윤 후보는 “대장동 게이트에 비해 작은 사건임에도 검찰이 더 많은 인원을 투입해 수사했고 드러난 문제가 없다. 거래내역까지 다 공개했다”고 반박했다.
성남시 백현동 개발과 관련해 윤 후보는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옹벽 문제를 물어보겠다. 이 후보의 (2006년)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을 한 사람이 개발시행업체에 영입이 된 뒤 준주거지로 용도가 변경돼 용적률이 5배가 늘었다. 업자는 3000억원 특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 후보는 “2006년 떨어진 선거의 선대본부장이었고, 연락도 되지 않는 사람”이라며 “성남시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조건으로 국토부 등의 요구대로 법에 따라 용도를 바꿨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또 두산건설의 성남FC 후원 의혹도 거론하며 “(이 후보가) 두산건설 소유 병원 부지 3000평을 상업 용도 변경해줬고, 성남FC가 (두산건설 등 기업들로부터) 165억원 후원금을 받았는데 용처를 떳떳하게 밝히라”고 공세를 폈다. 이 후보는 “30년 전에 병원을 짓다가 중단돼 흉물로 남았던 것을 (상업 용도로) 바꿔서 300억원 이상의 혜택을 환수했다”며 “(후원금은) 경찰이 자금 추적을 다 했다”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던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신천지 압수수색을 거부했다는 등 ‘무속 의혹’으로 역공을 취했다. 이 후보는 “‘(신천지 총회장인)이만희를 건들면 영매라서 피해 본다’는 건진법사의 말을 듣고 (윤 후보가) 압수수색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최근 신천지 교주가 ‘윤 후보 덕분에 살았으니 빚 갚아야 한다’며 경선 도와주라고 했다는 양심선언도 나왔다”고 공격했다. 이에 윤 후보는 “말씀을 막 한다”며 “당시 복지부가 30만이 되는 신도가 반발하면 관리가 안 되니 미뤄달라고 해서 압수수색 대신 더 광범위한 범위로 신천지 서버를 포렌식 해서 넘겼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당시 압수수색을 지시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대해선 “완전 코미디 같은 쇼였다. 다 웃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배우자 문제도 수차례 거론됐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 논란을 언급하며 “배우자 의전 문제는 사생활이 아니다. 배우자 리스크가 아니라 이재명 본인 리스크”라고 했고, 이 후보는 “제 불찰이고 엄격하게 관리하지 못해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는 “김건희씨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해 거래 내역을 (모두)공개하라”고 압박했고, 윤 후보는 “(수상하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도 없고, 다 해명을 했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에선 정치권의 핵심 쟁점인 윤 후보의 '전 정권 적폐 수사'발언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자기를 중용해준 대통령에 대해 공공연하게 정치 보복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위협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