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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만원 와인, 6만원에 맛본다…이렇게 마시니 MZ 몰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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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혼자서 마시는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와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와인 수입액은 5억5981만 달러로 한화 6697억원에 달한다. 2020년에 비해 70%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선 와인 시장 전체 규모로 볼 때 2020년 1조원대를 돌파했다고 본다.

와인 시장이 커지면서 와인 시음 및 경험에 중점을 둔 공간이 늘고 있다. [사진 와인소셜]

와인 시장이 커지면서 와인 시음 및 경험에 중점을 둔 공간이 늘고 있다. [사진 와인소셜]

본격 와인 대중화 시대를 맞아 보다 다양한 와인을 맛보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와인을 처음 접하면서, 어떤 와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시음’을 내세운 업장들이 눈에 띈다. 와인 자체의 매력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늘고 와인 문화 저변이 확대하면서 와인 시음 관련 공간 및 콘텐트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잔 와인 메뉴판만 2페이지

1000여 종의 와인 뿐 아니라 30여 종의 잔 와인을 합리적 가격대로 맛볼 수 있는 공간. [사진 사브 서울]

1000여 종의 와인 뿐 아니라 30여 종의 잔 와인을 합리적 가격대로 맛볼 수 있는 공간. [사진 사브 서울]

지난해 연말 문을 열어 와인 ‘핫플(핫 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사브 서울’은 잔 와인에 특화된 와인바다. 보통 병으로 와인을 구비하고 잔 와인은 한두 종류만 구색 맞추기 식으로 구비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곳은 다르다. 약 30 여종의 잔 와인을 75mL, 150mL 두 가지 용량으로 세분화해 다양한 와인을 경험할 수 있어 호응이 높다. 물론 병 와인도 1000여 종 구비했을 정도로 와인을 ‘맛보기’에 최적화된 공간이다. 잔 와인 가격은 4000~6000원 사이로 구성, 합리적인 가격대로 다양한 와인을 맛 볼 수 있어 와인 애호가는 물론 와인에 막 입문한 초보자에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사브 서울 관계자는 “잔 와인을 최적의 맛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오픈한 와인을 진공 상태로 보관 및 서빙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는 등 와인 시음 경험에 특히 공들인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라벨 가리고 와인 다섯 잔 블라인드 테스트

라벨을 가린 상태에서 엄선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블라인드 테스트' 콘셉트의 와인 경험 공간. [사진 와인 소셜]

라벨을 가린 상태에서 엄선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블라인드 테스트' 콘셉트의 와인 경험 공간. [사진 와인 소셜]

음식에 곁들이는 주류로서의 와인이 아니라 와인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한 공간도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근처의 ‘와인소셜’에 입장하면 고른 코스에 맞춰 와인 다섯 잔이 자리에 놓인다. 어떤 와인인지 병도 라벨도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와인 앞에 놓인 카드를 보며 와인 맛을 보며 유추할 뿐이다. 마치 스시 오마카세(맡김 차림) 집처럼 한 잔 한 잔 맛있는 와인만으로 선별해 코스 주제에 맞게 제공된 와인을 맛보는 재미도 크다. 치즈와 크래커, 샤퀴테리(가공육) 등 간소하지만 엄선된 음식과 함께 와인 다섯 종을 맛보는 일반 코스는 4만~5만원대. 한 잔에 75mL로 다섯 잔이 와인 반병 분량이지만 제공되는 와인 품질에 비하면 합리적 가격대다. 와인소셜 관계자는 “아는 브랜드 와인이 아니면 쉽게 손이 가지 않아 좋은 와인임에도 몰라서 못 먹는 경우가 많다는 데 착안해 만든 공간”이라며 “좋은 와인을 적당한 가격에 다양하게 보여주면 와인 시장의 외연도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50일간 3만잔 팔린 시음 와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내 보틀벙커의 와인 테이스팅탭. 다양한 와인을 취향에 맞게 경험해볼 수 있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내 보틀벙커의 와인 테이스팅탭. 다양한 와인을 취향에 맞게 경험해볼 수 있다. [사진 롯데마트]

지난해 말 롯데마트가 선보인 서울 잠실 ‘제타플렉스’의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에는 총 80여 종류의 와인을 맛볼 수 있는 ‘테이스팅탭’이 자리한다. 마치 생맥주를 컵에 따르듯이 원하는 와인을 컵에 따라 마셔볼 수 있는 신개념 와인 시음 장치다. 전용 카드에 금액을 충전한 후 기계에 카드를 접촉해 마시고 싶은 와인을 50mL씩 시음해 보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평균 2000원대부터 비싸게는 5만 원대까지 다양한 와인을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으며, 시음해 본 와인을 바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보틀벙커 와인 테이스팅탭에 몰린 인파. [사진 롯데마트]

보틀벙커 와인 테이스팅탭에 몰린 인파. [사진 롯데마트]

지난 설 연휴에는 프리미엄 와인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샤또 무똥 로스췰드 17’‘샤또 마고 17’ 등 병당 약 118만원에 달하는 고가 와인을 잔으로 6만3000원에 맛볼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맛보기 위한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오픈 이후 약 50여 일 간 테이스팅탭에서 판매된 와인만 1.5t이 넘는데 이를 잔으로 환산하면 3만잔에 육박한다”며 “SNS상에 인증샷이 올라오는 등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특히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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