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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자진사퇴 단일화? 정치사에 없다" 김종인 "李·尹 모두 암울"

중앙일보

입력

두 번째 대선 TV토론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여의도의 핫 이슈 중 하나는 역시 '단일화'였다.
보수 진영의 정치·시민사회 인사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날 오전 박관용·김형오·박희태·강창희·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진영 전직 국회의원 191명은 “안이한 자강론과 낙관론에 국민과 당원이 불안해한다. 단일화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단일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같은 날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이언주 전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자 대결 필승론은 국민을 속이는 억지 주장”이라고 단일화를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2022.02.10 김상선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2022.02.10 김상선 기자

이처럼 당 밖에서 단일화를 요구하는 외침이 터져 나왔지만, 당사자인 안 후보는 완주 의지를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일각에서 자진 사퇴 형식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그런 이야기는 한국 정치사상 들어본 적 없다”며 “저는 제가 정권 교체를 하려고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안 후보 측의 선거운동 비용 투자 움직임이 없다”고 공격한 데 대해서는 “네이버와 선거 광고 20억원 계약을 마쳤고, 유세차 계약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는 “(대선에) 끝까지 갈 것이다. 만약 단일화가 안 돼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책임은 큰 정당(국민의힘)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측은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4일 경북 성주의 군부대를 방문하는 안 후보의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단일화 관련한 주요 기점으로는 후보 등록 마감일인 14일과 투표용지 인쇄 하루 전인 27일이 거론됐다. 일단 후보 등록을 하면 사퇴하더라도 투표용지에 이름이 적히기 때문에, 14일 이전에 양측이 단일화에 진전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이날까지도 완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후보 등록 전 단일화 담판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야권 내부에서는 양측이 어떤 식으로든 비공개 접점을 늘려가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공개 실무협상까지는 아니라도 양측이 터놓고 의견을 나눌 기회는 아직 충분하다”며 “이미 일부 국민의힘, 국민의당 측 인사들이 서로에게 ‘단일화 관련 분위기가 어떠냐’고 묻는 등 단일화를 상수로 놓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 측과 단일화 관련해서 어떠한 협상도 한 적 없다”고 전했다.

김종인 “李·尹 누가돼도 앞날 암울”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청년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 기념 청년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이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서울 마포의 한 소극장에서 저서『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선대위와 결별한 뒤 36일 만의 공개 행보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은 단일화 이슈를 언급하며 “단일화 시기를 많이 놓쳤다. 1월부터는 논의가 시작돼 이미 마무리 돼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굉장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를 위해서는 특정 사안과 목표에 대한 (양측의)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단지 숫자(지지율) 이득을 보려고 합해야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당 후보들을 겨냥해 “누가 되더라도 앞날은 암울하다”고 쓴소리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쪽 후보(이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보다 더 폭주할 게 명백하다. 나라는 더 둘로 달라지고 야당은 존재 의미조차 사라질 것”이라며 “다른 후보(윤 후보)가 당선되면 역사상 존재한 적 없는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이 펼쳐지고, 임기 초반을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후보들은 ‘나는 역대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자신하지만, 이대로는 똑같은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며 “누구는 가족과 이념 집단이 전횡을 일삼을 것이고, 누구는 일부 측근이 ‘문고리 소통령’ 행세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는 이 후보, 후자는 윤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두 후보에게 바람이 있다면 극한 대립이 아닌 통합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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