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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체질 개선했으니 이제 정원감축 추진해야 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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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이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정원 감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인기

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이 1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정원 감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인기

“지난 3년간 대학 체질 개선에 주력했으니, 앞으로 3년은 대학 정원 감축 (추진)해야죠.”

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이 밝힌 ‘대학혁신지원사업’ 2주기(2022~2025년)의 큰 방향이다. 이 사업은 고등교육의 역량 증진과 체질 개선을 위해 2019년 도입됐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각 대학은 혁신지원사업단을 따로 두고 있는데 총괄협의회가 교육정책 개발, 사업단 간 교류 등을 맡고 있다.

앞으로 3년간 147개 대학에 연간 735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김 회장을 10일 만나 지난 1주기 평가와 앞으로의 2주기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 기반 다져

김 회장은 1주기 사업의 가장 큰 성과로 ‘자율성 강화’를 꼽는다. 기존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여러 분야로 나뉘어 있었다. 자율역량강화(ACE+)나 특성화(CK), 인문역량강화(CORE), 산업연계교육활성화(PRIME) 등이다. 자연히 재정도 따로 지원됐다. 이를 하나로 통합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수 있도록 변화시켰다.

그는 “과거 특성화 사업은 관련된 학과에만 재원이 투입·집행돼 아쉬웠다”며 “대학혁신지원사업은 기획처 충심으로 대학이 약한 부분을 분석하고 보강해 대학의 균형 발전에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석수 회장. 프리랜서 조인기

김석수 회장. 프리랜서 조인기

실제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대면 수업이 막히자 대학들은 ‘온라인 강화’에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재원을 계획보다 더 투입할 수 있었다.

그는 “강의실마다 전자칠판을 설치하고, AI에 필요한 딥러닝(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기술), 머신러닝(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기술) 교육을 강화했다”며 “창의성을 강조하는 비교과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대학이 4차 산업혁명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교육환경을 변화시킨 점도 1주기의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인공지능 등 학과간 벽을 허물어 7개의 융합전공을 운영하는 ‘미래대학’을 설립했다. 또 이화여대는 지도교수가 밀착 지도하는 ‘THE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포항공대는 메타버시티(메타버스+유니버시티) 교육 환경을 구축했다.

2주기 목표는 ‘신산업 인재양성’

하지만 1주기 동안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겨 놓은 탓에 적정 규모화가 추진되지 못한 점은 한계다. 김 회장은 “학령인구 감소로 경북의 한 대학은 입학 정원의 60~70%밖에 충원을 못 하는데도 정원 감축을 자발적으로 한 대학이 없다”며 “2주기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대학의 적정규모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주기에 참여하는 147개교는 올 5월까지 정원 감축 계획을 포함한 ‘자율혁신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자발적으로 정원 감축을 추진하는 대학은 추가 재정지원을 받게 된다. 지원금은 3년간 총 1000억원에 달한다.

김 회장은 “수도권 대학은 자발적으로 정원 감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점국립대 9개교도 선뜻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정부의 재정지원이 부족하다고 탓하기보다 부족한 재정을 전략적으로 투입하고 활용하려면, 정원 감축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이 10일 재직 중인 부산대 본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인기

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장이 10일 재직 중인 부산대 본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리랜서 조인기

2주기에는 미래 인재 양성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올해 기준 4345명 인재 양성에 총 420억원이 투입된다. 김 회장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최종 목표는 인재양성”이라며 “대학별 혁신사례를 콘퍼런스나 보고서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별 요구사항을 정부에 잘 전달해 대학혁신지원사업 재정이 확대될 수 있는데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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