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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릴수록 실적 쑥…인플레에도 웃는 기업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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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새해 벽두 커피부터 생필품까지 가격이 줄줄이 오르며, 얇아지는 지갑에 소비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기업도 머리가 아프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지면 실적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기업들도 있다. 가격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 있는 곳이다. 인플레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을 가진 기업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가격인상이 주가로 이어진 국내기업.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가격인상이 주가로 이어진 국내기업.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실제로 최근 가격 인상을 결정하거나 예고한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주가가 뛰고 있다. 가격 인상이 매출 증가와 호실적을 견인하면서다.

대표적인 곳이 멕시칸 프랜차이즈 음식점 치폴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8% 급등했다. CNBC는 “메뉴 가격을 올렸지만, 소비자의 구매 심리가 꺾이지 않아 인플레(충격)를 방어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일 타이슨푸드 주가는 전날보다 12.25% 뛰었다. 타이슨푸드가 지난해 쇠고기 가격을 약 32% 인상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늘었다. 아무리 비싸도 고기는 포기 못 하는 소비자들 덕이다.

가격전가로 주가 방어한 기업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가격전가로 주가 방어한 기업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인플레에 따른 기업의 ‘가격 전가’는 주로 생필품에서 이뤄지고 있다. 타이드 세제와 다우니 섬유유연제 등을 파는 프록터앤드갬블(P&G) 주가도 한 달 사이 12.1%나 올랐다. 최근 한 달 간 코카콜라(10.4%)와 맥도날드(3.8%) 주가도 상승했다. 지속해서 가격을 인상하면서다.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을 꼽기는 쉽지 않다. 같은 업종이라도 소비자의 선호도와 가격 민감도가 제각각이라서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독점적 지위 기업이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경우 가격 전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5년 동안 가격결정력이 높았던 10개 기업을 추려 인플레이션 시기를 이겨낼 주식으로 추천했다. 대부분 일상생활이나 업무상 필수품이라 가격을 올려도 구매할 수밖에 없는 물건을 파는 기업(콜게이트팜올리브, 3M, 워크데이)이거나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회사(나이키, 템퍼)가 꼽혔다.

국내 기업도 가격 인상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라면값을 6.8% 인상한 농심의 주가는 지난 7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연초 대비 6.4% 상승했다. 올해 초 대리점 납품 빵 가격을 8.2%가량 올린 SPC 삼립의 주가도 연초 대비 10.7%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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