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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땡" 그뒤 김민석 사력 다했다…90년 들린 종소리 비밀 [니하오 베이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베이징올림픽에 신규 종목으로 채택된 모노봅. [사진 오메가]

베이징올림픽에 신규 종목으로 채택된 모노봅. [사진 오메가]

'땡땡땡~'
8일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 김민석(22·성남시청)은 마지막 바퀴를 알리는 종소리를 들은 뒤 스퍼트했다. 젖먹던 힘까지 짜낸 김민석은 결승선을 통과해 값진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올림픽은 최첨단 과학기술이 총동원되는 곳이다. 공기저항을 줄이는 쫄쫄이 유니폼(트리코), 더 빠르게 내려오기 위한 스키 소재, 스케이트 날 등 0.001초라도 앞당기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를 측정하는 건 타임키퍼의 역할이다. 오메가는 1932년 LA 올림픽 이후 90여년간 올림픽 타임키퍼를 맡고 있다. 7일 베이징 시내 한 호텔에서 오메가 타이밍 최고경영자(CEO) 알랑 조브리스트를 만났다.

조브리스트 CEO는 "스포츠 경기에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선수, 경기장, 그리고 기록과 결과를 계측하는 거다. 오메가의 계측시스템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올림픽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고, 1932년부터 90년의 시간 동안 이어왔다. 이번에도 200톤의 장비와 함께 300여명의 타임키퍼가 베이징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선수 출신 직원도 있다. 기술을 도입할 때 선수들과 많이 상의하고, 그 의견이 반영된다"고 했다.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CEO. [사진 오메가]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CEO. [사진 오메가]

올림픽은 매우 상업적인 이벤트다. 오메가가 올림픽을 후원하는 것도 광고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최상위 등급인 TOP(The Olympic Partner) 13개 기업은 1억 달러대의 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홍보효과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맥도날드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스폰서십을 끝냈고, 국내기업 중 유일한 스폰서인 삼성도 고민 끝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오메가는 203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100년의 믿음을 이어가는 셈이다.

조브리스트 CEO는 "오메가는 훌륭한 기술과 그걸 활용할 수 있는 타임키퍼를 제공한다. (경기)결과의 정당성과 진실성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 기술이 필요하다. 정밀하고 정확한 기록을 측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것이 오메가 브랜드 자체에도 중요한 가치다. 시계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긴 시간 동안 선수들과 신뢰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뛰어난 우리의 기술과 시스템을 제공하고 싶다"고 했다.

오메가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많은 부분을 전자화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부터 화약 대신 전자식 피스톨이 등장했다. 소리가 빛보다 느리기 때문에 심판과 거리에 따른 유불리가 있었는데, 스피커를 통해 듣는 전자식은 그럴 염려가 없다. 1968년 멕시코시티 여름올림픽부터는 수영에서 쓰는 터치패드가 등장했다. 그 전까지는 타임워치로 사람이 계측했다.

베이징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 새로 도입되는 점프 분석 신기술. [사진 오메가]

베이징올림픽 피겨 스케이팅에 새로 도입되는 점프 분석 신기술. [사진 오메가]

그러나 여전히 사람의 손을 쓰는 곳도 있다. 바로 '파이널 랩(final lap)'을 알리는 종이다. 조브리스트 CEO는 "종은 모든 선수들이 잘 들을 수 있게 위해서 쓰지만, 우리의 역사를 상징한다는 의미도 있다. 스위스가 종 제작으로 유명한 나라다. 농장이나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되는 종을 만든는데, 문화 중 하나다. 전통적인 종을 사용하여 마지막 랩을 알려주는 방법을 유지하는 것은 스위스 문화를 이어가기도 하겠다는 생각이기도 하다"고 했다.

오메가는 올림픽 뿐 아니라 패럴림픽에도 참여하고 있다. 조브리스트 CEO는 "올림픽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술을 패럴림픽에도 사용한다. 다만 패럴림픽은 특정 종목에 맞느 기술이 필요하다. 바이애슬론의 경우 시각장애인을 위해 총을 과녁에 가깝게 겨냥하면 소리가 커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오메가의 라이벌은 스마트워치? "다른 마켓이라고 생각한다"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와 씨마스터 프로페셔널 다이버 300M. [사진 오메가]

007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와 씨마스터 프로페셔널 다이버 300M. [사진 오메가]

오메가 본사 CEO 레이날드 애슐리만 CEO를 통해 기업관과 오메가 시계에 대한 궁금증을 추가로 물었다.

Q. 007이 착용하는 시계로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는 결혼 예물로도 많이 선물한다.

A. 잘 알고 있다. 한국 고객들의 충성심과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잘 느끼고 있다. 한국에 위치한 오메가 부티크나 오메가 코리아 팀이 존재하는 이유다. 공을 들여서 만든 이런 시계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개인적인 선호도가 쌓여간다는 소식은 정말 기쁜 일이다. 결혼 선물로 오메가를 선택하는 것은 아주 알맞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오메가의 시계는 퀄리티는 물론 유지력도 대단하다. 이 두 가지 요소는 결혼에서도 중요한 요소 아닌가. 그 점이 닮아있다. 더하여, 우리의 시계들은 추후에 자녀들에게도 물려줄 수 있다. 제임스 본드 시계도 물론 예물로 선물될 수 있을 것 같다. 오메가 시계 선물은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Q. 최근엔 스마트 워치가 보편화됐다. 시계와 경쟁관계라고 보는 시선도 있는데.

A. 스마트워치가 보편화되면서 이와 같은 질문들을 많이 받는다. 우려가 되지는 않는다. 오메가는 긴 시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다. 우리의 고객들은 오메가의 시계를 단지 시간을 확인하고자 사용하진 않는다. 우리의 시계를 고르는 이유는 고객들의 사람의 가치와 스타일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아름답고, 가치 있는 무언가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우리의 이런 시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를 더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는 스마트워치와 오메가 시계는 다른 마켓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계 브랜드들은 스마트 워치가 보편화되기 전에도 항상 경쟁이 치열했다. 항상 이런 경쟁은 익숙하다. 표면적으로 보면 스마트워치 브랜드들이 우리의 경쟁사라고도 보여지기도 한다. 만약 어떤 이가 단순히 시계를 사고 싶으면 굳이 오메가가 아닌 다른 브랜드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와 문화, 다양하고 특별한 스토리의 가치 있는 시계를 고르고 싶다면 오메가로 올 것이다.

Q. 오메가는 전통적인 강자의 느낌이다. 그만큼 젊지 않다는 느낌도 있다.

A. 개인적으로 오메가는 혁신적이며, 늘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시계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예전의 역사를 고집하여 유지하는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자부심이 있다. 그 과정 속에 투입된 시간, 재료, 테스트는 말 그대로 예술과도 같다. 나는 이미 오메가가 젊은 세대들에게 다가갔고, 그들도 우리 시계와 문화에 공감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시간을 보는 물건이 아니라 더 나아가 심장과 영혼을 설레게 하는 그런 시계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좀 더 발전해야한다. 우리가 전략적으로 운영중인 소셜미디어가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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