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미만 재택치료자는, 암 환자라도 '셀프 관리'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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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발(發) 쇼크로 확진자가 순식간에 4만명에 육박하면서 정부가 재택치료 모니터링 대상을 기존 모든 환자에서 고위험군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앞으로 60세 미만 무증상, 경증 환자는 병·의원 모니터링 없이 7일간 스스로 건강 상태를 관찰하고 필요할 때 동네 병·의원의 비대면 진료를 받는다. 매일 1만명 이상씩 느는 재택치료자를 전수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중증·사망 방지를 목표로 체계를 손보는 것이다. 확진 직후 고위험군을 촘촘히 걸러내는 게 관건인데, 연령 기준으로 끊다보니 50세 미만은 기저질환자라해도 아예 포함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에서도 갑자기 상태가 악화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우려한다.

"젊은 기저질환자, 1인가구 등 고위험군 사각지대 우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코로나19 중대본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코로나19 중대본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60세 이상 등 14% 고위험군만 모니터링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표한 오미크론 대응 방안의 핵심은 폭증하는 재택치료자 관리 체계를 효율화하고 고위험군의 중증, 사망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월 말경 확진자가 13만~17만 명 수준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고위험군의 신속한 진단과 치료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3월 초쯤 재택치료자가 100만명 정도일 거라 예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답변했다.

이런 전망에 따라 앞으로 재택치료자는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눠 투트랙으로 대응한다. 집중관리군만 기존처럼 1일 2차례 모니터하고, 일반관리군은 보건소가 증상과 기저질환 등만 확인하고 스스로 재택관리한다. 집중관리군은 60세 이상과 50세 이상 중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이다. 기저질환에는 당뇨, 심혈관질환(고혈압 포함),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 등이 포함된다. 현재 재택치료자의 13.5% 정도가 집중관리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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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규모가 향후 크게 늘 것에 대비해 관리 의료기관을 532개에서 650개까지 늘린다. 이렇게 하면 집중관리군을 20만명(일일 확진자 21만명)까지 감당 가능할 수 있다고 당국은 설명한다.

일반 대상자는 몸 불편하면 전화로 비대면 진료 

재택치료자 중 80% 갸량인 상당수 일반관리군은 의료진이 매일 전화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지 않는다. 9일부터 중단된다. 이들은 갑자기 증상이 생기거나 경미하게 있던 증상이 악화하면 동네 병·의원 등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호흡기클리닉 포함)에 전화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은 현재 1182곳인데, 조만간 4000개까지 늘어난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실장)은 “진료 경험이 있는 호흡기 진료지정 의료기관을 먼저 권장한다”며 “원래 다니던 단골 병·의원에서도 무료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의료계 협조를 구했다”고 말했다. 처방받는 의약품은 동거 가족이 대신 수령할 수 있고, 여의치 않다면 보건소를 통해 받을 수도 있다.

지자체 상담센터 야간에도 운영

확진자 검사·배정·치료 체계 흐름도.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확진자 검사·배정·치료 체계 흐름도.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이외에 10일부터 17개 시·도가 문 여는 지자체 재택관리지원 상담센터로도 전화 걸어 상담, 처방받을 수 있다. 이곳에는 의사와 간호사가 상시 대기하며, 동네 병·의원과 달리 24시간 운영해 야간 대응이 가능하다. 이기일 통제관은 “서울은 강남, 강북으로 나눠 의사 3~5명, 간호사 15명 정도가 상시 대기하면서 전화를 받게 되어 있다”며 “경기도에선 6개 병원이 권역별로 나누어져서 자기 권역에 해당되는 환자 전화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 대상 재택치료자를 고위험군 위주로 축소한건 확진자 급증으로 관리 역량이 한계에 다다라서다. 7일 기준 재택치료자는 14만6445명으로 이미 관리 가능한 최대 관리 인원(16만6000명)의 88.2%까지 찼다.

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재택치료상황실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의료원 재택치료상황실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의료적 관리가 필요없고 다수의 선행국가에서도 이러한 체계를 운영하는 점을 고려한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보다 앞서 오미크론 유행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도쿄도 등에서 이런 재택요양 체계를 지난달 말 도입해 입원 위험이 있는 환자, 기저질환자, 50세 이상 등에만 전화로 건강 상태를 관찰한다.

5개 품목(해열제·체온계·산소포화도 측정기·소독제·자가검사키트)으로 구성된 키트도 앞으로 집중관리군에만 지급된다. 소아용 키트는 부모가 요청할 때 지자체에서 지급한다.

정부는 재택치료자들이 X선 촬영 등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외래진료센터도 112개까지 현재의 2배 이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외래진료센터는 확진자가 검사, 처치, 수술, 단기입원 등 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지자체(보건소)를 통해 위치, 연락처, 이용방법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그간 보건소 허가를 받아야 센터 이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이런 절차를 없애 필요할 때 신속히 갈 수 있게 했다. 또 응급상황에 대비해 코로나 전담 전용 병상을 지정하고, 응급실 내 격리된 별도의 진료구역을 만들어 진단검사와 응급처치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비만 등 젊은 위험군도 관리해야”

고위험군 중심으로 체계를 효율화하더라도 경증 환자가 갑자기 위중한 상황에 빠질 경우 방치될 위험이 있는 만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젊은 기저질환자, 독거자, 임신부, 혼자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이들이 자칫 관리 소홀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광주광역시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17세 고교생이 격리 해제 후 나흘 만에 폐색전증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재택치료 기간 체온과 산소포화도 등에서 특이 증상이 없었고 이에 따라 해제됐다는 게 당국 설명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또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임상 증상의 스펙트럼이 넓어 예기치 않게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연령과 무관하게 기저질환자를 고위험군에 넣어야 한다. 특히 비만은 코로나19 위험 인자인데 소아·청소년에서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는 혈관이 분포하는 모든 장기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롱코비드(감염으로 인한 오랜 후유증) 위험도 있다”며 “격리가 해제되더라도 완벽히 정상으로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한 달 이내에 호흡곤란, 흉통, 고열, 부종 등 이상이 있으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일반관리군에 주의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전부 관리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일정 부분은 관리하지 않겠다고 포기하는 건데 준비가 됐다면 고위험군과 돌봄이 필요한 군, 스스로 관리가 가능한 군 등으로 대상을 더 세분화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향후 고도비만 등을 집중관리군 대상으로 포함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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