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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이달 말 13~17만명 전망, 계절독감 치명률 2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대전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자가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오후 대전의 한 보건소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자가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김성태 기자

오미크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대유행으로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3만명대를 기록했다. 통상 월요일엔 주말 검사 건수 감소 영향으로 확진자가 줄어들지만 오미크론이 지배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검사량은 감소했지만, 검사 양성률이 높아지면서 확산 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달 말쯤이면 신규 확진자가 13~17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델타보다 증상은 경미하지만 여전히 계절독감보다는 전파력이 크고 치명률 역시 2배 가량 높다고 우려했다.

1주 만에 양성률 3배…검사 건수 감소에도 확진자 폭증

코로나19 검사 양성률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검사 양성률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528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3405명 줄었지만 지난 5일 이후 사흘째 3만명대를 유지 중이다. 눈 여겨봐야 할 건 검사 양성률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1주간 검사 및 확진자 현황’을 보면 설 연휴 직후인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검사 건수는 71만683건→70만7285건→56만7059건→31만5517건으로 줄었지만, 신규 확진자 수는 2만2907명→2만7438명→3만6346명→3만869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검사 양성률이 10.7%→9.6%→18.7%→20.8%로 급격히 높아진 영향이다. 7일에는 양성률이 26%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8%였던 일주일 전(1월 31일)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뛰었다.

다만 확진자 수 증가가 아직 위중증 환자 증가로까지는 이어지진 않은 상황이다. 델타보다 전파력은 높지만 위중증률은 낮은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270명으로 열흘째 2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18.4%를 기록했다. 가동률을 주간 단위로 보면 1월 2주(1월 9일~1월 15일) 41.5%에서 2월 1주(1월 31일~2월 5일) 15.8%로 떨어져 안정적인 상황이다.

실제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독성이 약해진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오 교수에 따르면 캐나다 연구 결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은 0.51%로 델타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중환자로 악화될 위험은 7분의 1 정도였다. 사망률도 델타는 0.12%, 오미크론은 0.03%로 낮았다. 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주로 상기도 감염을 일으켜 경증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경증 환자 발생에 대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캐나다 연구 결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은 0.51%로 델타보다 3분의 1 정도 낮고, 중환자로 악화될 위험은 7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캐나다 연구 결과,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은 0.51%로 델타보다 3분의 1 정도 낮고, 중환자로 악화될 위험은 7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제공]

정은경 “코로나, 궁극적으로 풍토병화...아직은 불확실"

정부도 이달 말쯤이면 신규 확진자가 13~17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2월 말경에는 국내 확진자가 13만~17만명 수준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오미크론 변이 특성에 부합하는 새로운 방역ㆍ의료 관리 체계를 발표했다. 재택치료 관리 대상을 60세 이상 고령층과 5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으로 축소해 고위험군 모니터링에 힘쓰겠다는 게 골자다.

다만 당국은 60세 이상에서 감염이 확산될 경우 위중증ㆍ사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 청장은 “향후 위중증 환자가 1500~25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3차 접종에 이어 4차 접종까지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르면 이달 말 면역 저하자와 요양시설 거주 그룹에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4차 접종은 4개월 간격을 두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2월 말부터 3월에 대부분 (3차 접종 이후) 4개월이 도래하는데, 그 시기로 (접종)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또 오미크론을 계절독감으로 취급하는 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질병청이 지난 4일 브리핑에서 '계절독감처럼 관리로의 전환'을 언급한 데 대해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관리체계를 염두에 두고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오미크론은) 계절독감보다는 전파력이 훨씬 높고 치명률도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계절독감처럼 관리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풍토병화되겠지만 아직은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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