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재명 아들 ‘특혜입원’ 의혹 불거지는데…군 "조사 계획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장남인 이동호(30)씨의 군 시절 국군수도병원(경기도 성남시 율동) 입원을 둘러싼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야 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당장 따로 조사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군수도병원 홈페이지.

국군수도병원 홈페이지.

당초 의혹을 제기했던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7일 새로운 관련 자료까지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씨는 2014년 7월 29일 수도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그해 9월 4일에야 이씨가 속한 공군 기본군사훈련단에서 상급부대(공군 교육사령부)로 ‘인사명령 발령 및 전공사상 심사’를 상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공군 교육사는 이씨 부대에 전공사상 심사 결과는 통보하면서도 인사명령은 보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이씨는 한 달 넘게 인사명령도 없이 군병원에 입원했던 셈이다.

이와 관련, 공군 관계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인사 담당자가 누락했다”고 말했다. 또 전공사상 심사 결과를 언제 통보했는지에 대해선 “개인정보여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씨는 수도병원에서 자대 복귀 없이 그해 9월 18~26일까지 국군대전병원으로 전원했다. 그런데 이때는 “수도병원에서 대전병원으로 인사명령이 나갔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이재명 대선 후보 아들의 국군수도병원 입퇴원 확인서와 국군대전병원이 발부한 인사명령 공문. 사진 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이재명 대선 후보 아들의 국군수도병원 입퇴원 확인서와 국군대전병원이 발부한 인사명령 공문. 사진 더불어민주당

앞서 민주당 측은 “공군 담당자가 인사명령을 누락한 것이지, 아무런 특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특혜 입원’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 후보 본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장남은 군 복무 중 발목 인대 파열로 정상적인 청원휴가를 사용, 민간병원에서 수술했고 이후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다”며 “모든 과정이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됐으며, 어떠한 특혜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공군은 물론 국방부도 “현재로썬 이씨의 입원 경위 등에 대해서 따로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의무사령부와 예하 수도병원 등에 대한 감사를 고려치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군 고위 관계자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아들 사건 때 검찰이 국방부를 압수수색하는 등 군이 곤욕을 치렀다”며 “대선을 앞두고 이번 의혹이 정치 쟁점화되는 것에 군 수뇌부가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

"6일 이내 서류 보내야"

이런 가운데 군 안팎에선 “이 후보 아들의 수도병원 입원이 통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국방 환자관리 훈령에 따르면 “군병원 입원은 군병원장이 발행한 진단서에 근거(제9조)”하며 “응급환자는 구비 서류(인사명령, 병적기록부, 공무상병인증서 또는 비전공상확인서)를 6일 이내에 환자가 입원한 병원에 송부해야 한다(제10조)”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과 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팀장 등을 지낸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군에선 인사명령 없이는 파견을 나가도 급식조차 못 받는다”며 “전자서류(온나라시스템)로 오가는 인사명령이 누락된 경위를 제대로 조사해보면 특혜 시비를 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간병원에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헬기가 이동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민간병원에서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헬기가 이동하는 모습. 김경록 기자

김 소장은 또 “설령 공군 인사 담당자가 누락했더라도 수도병원 원무과에서 크로스체크하기 때문에 명령서 누락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도 앞뒤가 안 맞다”며 “그렇다면 어떻게 ‘유령 환자’인 이씨에 대한 인사명령을 수도병원에서 대전병원으로 낼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복수의 전직 군의관에 따르면 수도병원 입원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의무사령부 출신 전직 고위 관계자는 “수도병원은 항상 병실이 만실인 경우가 많아서 수술 환자도 대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전방에서 다쳐서 헬기로 긴급 후송해 치료하는 병원에서 아무나 입원시켜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의 진단서를 봐야 특혜 인원인지 가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하지만 개인정보여서 이씨 측이 공개하지 않는 한 들여다볼 방법은 없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