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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음식’ 칼국수도 1만원 시대…외식물가 상승률 13년 만에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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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 명동의 유명 칼국숫집인 ‘명동교자’는 이달 들어 주요 메뉴의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한 그릇에 9000원 하던 칼국수와 비빔국수는 각각 1만원, 만두와 콩국수는 각각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렸다. 2019년 2월 가격을 1000원 올린 데 이어 3년 만의 가격 인상이다.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내놓는 외식물가가 약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외식물가 오름세가 가파르다.

1년 새 오른 주요 외식품목 가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년 새 오른 주요 외식품목 가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6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기준으로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평균 7615원으로, 1년 전인 7308원보다 4.2% 올랐다. 칼국수뿐 아니라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7개 품목 가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냉면은 9000원에서 9731원으로 8.1%, 비빔밥은 8731원에서 9154원으로 4.8% 올랐다. 이 추세라면 서울 전역의 냉면과 비빔밥 가격은 조만간 1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외식물가 상승률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외식물가 상승률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도 5.5%를 기록하며, 2009년 2월(5.6%)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 등을 비롯한 39개 외식 품목 물가가 일제히 1년 전보다 올랐다. 서민들이 즐겨 찾는 김밥(7.7%), 햄버거(7.6%), 설렁탕(7.5%), 라면(7.0%), 짜장면(6.9%), 치킨(6.3%), 삼겹살(5.9%), 돈가스(5.7%) 등의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인상이 억제됐던 커피마저 올해 1월에는 작년 같은 달보다 1.6% 올랐다.

이런 외식물가 인상은 식자재 가격 급등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수요 확대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옥수수·밀 등 수입 식재료의 기존 재고가 소진되면서 주요 외식품목 물가 인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전체로 보면 외식물가는 2.8% 올랐는데, 특히 연말 상승률이 가팔랐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지난해 11월은 4.1%, 12월은 4.8%가 상승했다.

‘집밥’ 물가와 직결되는 가공식품 물가도 지난달 4.2% 올라, 2014년 8월(4.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밀가루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1% 올랐고, 국수(27.8%)·식용유(14.4%)·우유(6.6%)·어묵(6.6%)·햄 및 베이컨(5.2%) 등도 많이 올랐다. 농축산수산물도 지난달 6.3% 올라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정부는 물가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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