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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65일만 곽상도 구속…다음 타깃 박영수·권순일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한 끝에 곽상도 전 의원을 구속하면서 대장동 ‘50억 클럽’ 멤버로 지목된 나머지 인사들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검찰 안팎에선 두 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박영수(70) 전 특검과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권순일(63) 전 대법관을 유력한 다음 타깃으로 꼽는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처음부터 공을 들인 곽 전 의원을 구속하는 데도 지난해 12월 1일 1차 구속영장 기각 이후 65일이 걸린 만큼 두 사람에 대한 수사 역시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박영수-화천대유 연결고리 많지만… 혐의 적용 어려워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박영수 전 특별검사. 연합뉴스

박 전 특검 역시 곽 전 의원과 함께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김만배(57·구속기소)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와 법조기자 시절부터 유착 관계 때문에 주목받았다. 박 전 특검은 국정농단 특별검사로 지목되기 직전까지 2016년 4~11월 화천대유에서 고문을 지냈고, 그의 딸 역시 화천대유에 근무하다가 지난해 퇴직했다. 또 박 전 특검의 딸은 지난해 6월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한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 1채(84㎡)를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계약해 특혜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또 박 전 특검이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 우선협장사로 선정된 이후인 2015년 4월, 김만배씨에게 자신의 계좌를 통해 5억원을 이체한 사실도 주목하고 있다. 이 돈이 투자금 명목이라면 투자 수익까지 보장받았을 거라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박 전 특검은 “김씨가 분양대행업자인 이기성씨로부터 화천대유 초기 운영자금으로 돈을 빌릴 때 김씨 부탁으로 계좌만 빌려준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박 전 특검의 외사촌 동생인 이기성씨는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한 대장동 아파트의 분양대행권을 독점한 업체 대표이기도 하다. 이씨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109억원을 받아 100억원을 토목업자에게 전달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어떤 역할했는지 나와야" 

박 전 특검과 화천대유 사이에 이 같은 정황에도 불구하고, 직무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이 핵심인 뇌물죄 혐의를 적용하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구속된 곽 전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으로 포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아들이 받은 50억원은 구속영장 심사 단계에서 뇌물 혐의를 적용하는 데 근거가 됐다.

하지만 박 전 특검은 대장동 사업이 본격화될 당시 변호사 신분으로 공직자가 아니었다. 2016년 11월부터 국정농단 특수검사를 맡긴 했지만 대장동 개발사업과는 직무 관련 연결고리가 거의 없다.

특수 수사 경험이 많은 전직 검찰 간부는 “현 상황에선 드러난 것만으로는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확실하지가 않다”며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하려 해도 쉽지 않아 검찰도 답답할 것”이라 말했다.

'재판거래' 의혹은 법원이 압수영장 두 번 기각

권순일 전 대법관. 뉴스1

권순일 전 대법관. 뉴스1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법 사건 재판거래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다. 검찰은 당시 대법원의 무죄 선고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대법원 재판연구관 보고서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

권 전 대법관 역시 퇴임 직후 2020년 11월부터 10개월 동안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월 1500만원을 수령했다. 또 현직 대법관이던 2020년 7월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선고 전후로 김만배씨와 사적 만남을 가졌고, 대법관 퇴임 두 달 만에 화천대유 고문으로 활동하며 재판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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