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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대면 회담 후 공동성명 “나토 확장 중단” 촉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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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호 03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오후 베이징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두 정상의 대면 만남은 2019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이날 정상회담은 코로나19 방역을 의식해 인민대회당이 아닌 댜오위타이 국빈관 14호각 팡화위안에서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극동 지역에서 중국에 10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그러면서 “러·중 관계는 사상 유례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양국 관계는 21세기 국제관계의 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시 주석은 개인적 인연을 강조했다. “2014년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8년 뒤 베이징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이번 방문으로 우리의 약속이 실현됐다”면서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민주·발전·안보·질서에 대한 두 나라 입장을 담은 ‘신시대 국제관계와 글로벌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공동성명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 중단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를 가장 중요한 전략 동반자이자 의기투합한 친구로 여긴다”며 “오늘 발표한 공동성명은 양국이 중요한 국제 문제에서 고도로 일치된 입장을 체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푸틴 대통령 전용기가 오후 2시(현지시간)가 넘어 도착하면서 예정됐던 오찬 대신 회담 후 만찬이 이어졌다. 두 정상은 배석자와 달리 기념 촬영과 모두 발언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여름올림픽 개막식 당일 인민대회당에서 110여 명의 정상급 국빈을 환영하는 오찬을 개최했다. 반면 이번엔 환영 오찬을 개막식 다음 날인 5일로 미뤘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을 그만큼 중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3일 댜오위타이에서 중·러 외무회담을 열고 정상회담 공동성명 문안을 사전 조율했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후 “러시아 측은 러·미, 러·나토 관계의 최근 상황을 설명하고 원칙적 입장을 강조했고 중국은 이를 이해하고 지지했다”고 발표했다. 한반도·우크라이나·아프가니스탄 정세에 대한 깊이 있는 입장 조율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중·러의 경제 밀착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경제 제재의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를 겨냥해 중국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암시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제재) 결과의 일부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실제로 러시아 경제를 여러 측면에서 더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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