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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는 벤투의 뚝심 리더십

중앙일보

입력

선수들과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뻐하는 벤투(가운데) 감독. [연합뉴스]

선수들과 월드컵 본선 진출을 기뻐하는 벤투(가운데) 감독. [연합뉴스]

한국 축구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한 데는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뚝심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직후인 2018년 8월 22일 한국 지휘봉을 잡은 벤투 감독은 2일로 취임 1261일째를 맞았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995일)을 넘은 한국 축구 역대 최장수 사령탑이다. 이 기간 벤투 감독은 여러 차례 경질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묵묵히 밀어붙였다. 벤투호의 시작은 순조로웠다. 2018년 9월 7일 코스타리카와 평가전(2-0 승)을 시작으로 이듬해 1월 25일 카타르와 2022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로 지기 전까지 11경기 무패(7승 4무)를 질주했다. 2019년 3월 26일에는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서울로 불러들여 2-1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김민재(왼쪽)를 격려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

김민재(왼쪽)를 격려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

하지만 점유율과 빌드업을 중시하는 축구가 한국 축구에 '맞는 옷'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았다. 변동이 거의 없는 베스트11 기용으로 전술 구사 능력이 유연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한일전 0-3 참패와 홈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 예선 첫 두 경기에서 부진하며 1승 1무(이라크와 1차전 0-0무·레바논과 2차전 1-0승)에 그치자, 벤투 감독을 조기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벤투는 흔들리지 않고 빌드업 축구를 가다듬었다. 그 결과 까다로운 중동팀과 같은 조에 엮인 최종 예선에서 '빌드업 축구'를 앞세워 지금까지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조규성, 백승호(전북 현대), 이동경, 이동준(울산 현대), 김진규(부산 아이파크) 등 신예도 대거 발굴해 대표팀 선수층을 두텁게 했다. 벤투호는 총 41차례 A매치를 지휘해 27승 10무 4패(74골 25실점)를 기록 중이다.

벤투 감독은 남은 최종 예선 두 경기도 무패로 마치는 것이 목표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남은 최종 예선 두 경기도 무패로 마치는 것이 목표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아직 모든 과정이 끝나진 않았지만, 인정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긴 과정을 함께 한 선수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스태프, 특히 많이 고생한 두 명의 한국인 코치에게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 모든 한국 국민께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 예선 8차전까지 승점 20을 쌓은 한국은 이란(승점 22)에 이어 A조 2위다. 나란히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두 팀은 다음 달 24일 한국에서 9차전 맞대결을 벌인다.

벤투 감독은 "최종예선 남은 2경기에서 승점 6을 더 딸 수 있다. 조 1위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본다"면서 "목표는 이를 이뤄내는 거다. 우리에게 좋은 도전 과제가 되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확인할 기회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응원이 중요한 부분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었던 게 아쉽다. 이란전에서는 관중의 응원을 기대한다"며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에 보답하는 건 좋은 경기력과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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