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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10대 선수 최초로 EPL 진출…울버햄프턴과 계약

중앙일보

입력

홈페이지로 정상빈 임대 소식을 발표한 그라스호퍼. [사진 구단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로 정상빈 임대 소식을 발표한 그라스호퍼. [사진 구단 홈페이지 캡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원더러스가 K리그1 수원 삼성에서 활약하던 공격수 정상빈(20)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정상빈은 일단 스위스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로 임대돼 유럽 생활을 시작한다.

울버햄프턴은 29일(한국시간) "한국의 유망주 정상빈과 계약했다. 정상빈은 그라스호퍼 클럽에 18개월 임대로 합류하게 된다"고 알렸다. 그라스호퍼 구단도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현지에 도착한 정상빈의 사진을 올려 임대를 알렸다.

한국 선수가 EPL 팀과 계약한 건 역대 15번째다. 정상빈은 지난해 8월 울버햄프턴에 입단한 황희찬(26)에 이어 5개월 만에 EPL 진출 소식을 전했다.

정상빈의 K리그 소속팀이던 수원 삼성은 "19세 11개월인 정상빈은 2011년 선덜랜드로 이적한 지동원의 한국인 최연소 EPL 진출 기록(20세 1개월)을 경신했다"며 "수원 소속 EPL 직행은 2009년 위건 애슬레틱으로 간 조원희 이후 두 번째이며 구단 유스팀 매탄고 출신으로는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홈페이지로 정상빈 입단을 발표한 울버햄프턴. [사진 구단 홈페이지 캡처]

홈페이지로 정상빈 입단을 발표한 울버햄프턴. [사진 구단 홈페이지 캡처]

다만 정상빈은 그라스호퍼 임대 기간이 끝나야 정식으로 EPL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유럽연합(EU) 출신이 아닌 선수가 EPL에서 뛰려면 취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정상빈은 아직 대표팀과 소속팀 출전 경험이 많지 않아 허가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울버햄프턴은 정상빈이 위성 구단인 그라스호퍼에서 먼저 경험을 쌓도록 조처했다.

스콧 셀러스 울버햄프턴 구단 테크니컬 디렉터는 "정상빈은 젊은 기대주다. 10대임에도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는 그가 팀에 합류하기 전에 그라스호퍼에서 성장할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상빈은 매탄고 3학년이던 2020년 준프로 계약으로 프로팀에 합류한 뒤 빠르게 성장했다.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두 경기를 출전해 고교생 K리거로는 처음으로 ACL을 경험했다. 수원의 우선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직행한 2021시즌엔 K리그 28경기에 출전해 6골 2도움으로 활약했다.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도 그를 눈여겨봤다. 정상빈은 지난해 6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H조 스리랑카전에 교체 출전해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5-0으로 이겼다.

울버햄프턴이 SNS에 올린 정상빈 응원 게시물. [사진 구단 트위터 캡처]

울버햄프턴이 SNS에 올린 정상빈 응원 게시물. [사진 구단 트위터 캡처]

정상빈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수원에서 뛴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부터 보고 배우며 수원 덕분에 이렇게 성장했다. 수원은 저에게 큰 행복이자 행운이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울버햄프턴은 한국 선수와 인연이 깊다. 황희찬과 정상빈 외에도 설기현 경남FC 감독이 2004~2006년 울버햄프턴에서 선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정상빈이 우선 뛰게 될 그라스호퍼는 2021~2022시즌 스위스 슈퍼리그 10개 팀 중 6위에 오른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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