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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나요, 반려견 데리고 라운드하는 골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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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내에도 애견을 동반할 수 있는 골프장이 생겼다. 캐디가 골프장 나들이에 나선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사진 롯데스카이힐CC 제주]

국내에도 애견을 동반할 수 있는 골프장이 생겼다. 캐디가 골프장 나들이에 나선 반려견을 돌보고 있다. [사진 롯데스카이힐CC 제주]

롯데스카이힐CC 제주 골프장은 2020년부터 반려견 동반 라운드를 허용했다.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 알음알음으로 늘어, 요즘은 한 달에 10차례 가까이 강아지가 페어웨이에서 뛰논다.

반려견은 골프장에서 인기 스타다. 이 골프장 영업팀 박주영 대리는 “반려견이 있으면 사람들이 대부분 좋아한다. 특히 여성 손님들이 귀엽다고 사진을 많이 찍는다. ‘숙소에 혼자 반려견을 남겨뒀는데 나도 데려올걸’며 아쉬워하는 골퍼도 많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강아지가 좋아한다. 반려견 동반 라운드를 해 본 김모씨는 “이런저런 반려견 놀이시설이 있지만, 골프장이 강아지들에게 가장 좋은 놀이 공간 아닌가 싶다. 넓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이나 반려견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면 강아지 기분이 좋아진다. 그래서 큰 선물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려견 동반 라운드는 팀당 한 마리만 가능하다. 모든 반려견이 다 되는 것도 아니다. 골프장 측은 “예약 시 상담을 통해 다른 이용자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반려견은 거른다. 대형견이나 맹견류는 불가능하다. 작은 강아지라도 사납거나 너무 많이 짖으면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애견도 라운드 비용(9만원)을 내야 한다. 대신 융숭한 서비스를 해준다. 골프장 측은 “강아지를 케이지에 들어 있는 상태로 손님에게 받아서, 손님이 옷을 갈아입고 나올 때까지 직원이 돌보고 있다가 라운드 직전 카트에서 전달해 드린다. 카트에 놓을 반려견 쿠션과 배변 봉투, 간식까지 제공한다”고 했다.

골프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비롯한 영국에서는 반려견을 데리고 골프를 치는 경우가 흔하다. 골프는 양치기들이 만든 스포츠이니, 양치기를 돕던 개도 코스에 나올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다.

스코틀랜드의 반려견들은 어릴 때부터 골프장에 다녀 골프의 에티켓을 안다. 퍼트할 때 그린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얌전히 기다리며, 숲으로 간 공을 찾아오기도 한다. 미국은 일부 코스에서만 반려견 동반을 허용한다.

반려견의 코스 내 배변에 문제를 제기하는 골퍼도 있다. 롯데스카이힐CC 제주는 반려견 목줄을 기본으로 하고 방치하거나 풀어두면 안 된다는 지침을 두고 있다. 박주영 대리는 “반려견으로 인해 불편한 점은 없었다. 걱정과 달리 드라이버 소리에 개가 놀라지도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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