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만주 꽉 잡았던 고구려 제대로 알아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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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고구려사 이야기 1,2

박영규 지음, 주니어 김영사
각 210쪽 안팎, 각 권 9500원, 초등 고학년

중국의 동북공정에 분개하고 TV 드라마 '주몽'에 손에 땀을 쥐지만 우리는 고구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당장 28명의 고구려 왕 중에서 아는 이름을 꼽자면 동명성왕, 소수림왕, 광개토 대왕, 장수왕, 보장왕 정도가 고작 아닐까. 조금 더 안다고 해도 2대 유리왕, 호동왕자의 아버지 미천왕, 수나라 대군을 물리친 영양왕이나 간신히 들 수 있을 것이다.

책은 김부식이 쓴 역사서 '삼국사기'를 바탕으로 삼국유사와 중국측 사료를 엮어 고구려사를 시대순으로 살피고 있다. 시련을 딛고 태평성대를 이룬 문자명왕, 중립외교를 펼친 안장왕 등 정치가 중심인 이야기도 있고 소금장수에서 왕이 된 미천왕, 자연재해에 시달린 안장왕 등 옛 이야기 같은 내용도 나온다. 28명의 왕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시대의 중요 사건을 서술하기에 처음 만나는 인물과 이야기가 수두룩하다.

베스트 셀러 '한 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를 쓰는 등 역사 대중화에 앞장 서온 지은이는 "역사를 도둑질 당하지 않으려면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책을 썼다고 한다. 이에 따라 고구려를 백제 신라와 함께 한반도에서 활약했던 삼국의 한 축으로서가 아니라 만주를 근거로 중국과 대등하게 다투며 동북아를 호령했던 대제국으로 그렸다.

여기에 사이사이 '깊이 읽기'난을 두어 '고구려는 무슨 뜻일까' '고구려의 예술 세계는 어떠했을까' '광개토왕릉비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고구려 왕릉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등 임금 중심의 역사서술의 빈 틈을 메워준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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