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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표현 위해 훈련만 석달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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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은 박지후, 조이현, 윤찬영 등 주목받는 20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은 박지후, 조이현, 윤찬영 등 주목받는 20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댄서, 배우 출신 안무가가 짠 ‘좀비 안무’로 3개월간 훈련했다. 좀비 표현의 디테일은 어떤 K 좀비물보다 낫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만든 이재규(52) 감독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MBC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 등을 만든 이 감독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는 중소도시의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2015년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된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숱한 좀비물이 있지만 이 감독은 “사회화가 덜 된 어린 친구들이 좀비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에서 사투하는 모습이 일반 좀비물과 다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친구는 나를 공격하지 않는데, 좀비가 된 친구는 나를 공격하는 데서 굉장한 공포감이 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도망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선택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재규 감독

이재규 감독

이 감독은 “리허설이 중요해 날을 따로 잡아서 수백명 배우·스텝이 온종일 리허설만 한 작품은 처음”이라며 “좀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배우들 반응에 따라서 콘티를 바꾸기도 하고, 카메라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고스란히 잡아내기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실감 나는 좀비 표현을 위해 3개월 전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주연 윤찬영은 “첫날 체력훈련과 기초 훈련을 받고 집에 돌아가 3일간 누워있었다”고 훈련 강도를 설명했다. 훈련 첫날 한 시간 체력훈련이 끝난 직후 주연 배우 두 명이 토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 감독은 “무술감독님이 첫날 끝나고 ‘애들 체력이 너무 안 돼서 다 대역 써야겠는데요’라고 연락을 했었는데, 다들 빠른 실력 상승을 보여 다행이었다”며 “특히 윤찬영은 담당 스턴트가 따로 있었는데 후반부에는 대역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벌새’ 박지후, ‘학교 2021’ 조이현, ‘의사 요한’ 아역 출신 윤찬영 등 주목받는 20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오징어 게임’ 조연으로 눈도장을 찍은 이유미도 합류했다. 이 감독은 “원래 아침에 촬영장에 나갈 땐 지옥에 가는 느낌, 돌아올 땐 ‘아 오늘 하루도 잘 살아냈구나’ 하는 느낌인데 이번 작품은 ‘오늘도 애들이랑 재밌는 얘기를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기대감을 갖게 되더라. 매일 아침이 이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고 전했다.

‘소리’에 민감한 좀비를 쫓기 위해 학생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출연 배우 임재혁이 직접 만들고 불렀다. 인터넷에서 ‘뮤지컬 오디션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임재혁의 영상을 본 이 감독이 제안했다.

이 감독은 “노래를 써달라고 했더니 임재혁이 ‘해보죠. 뭐’라고 했고, 다 같이 그 노래를 부르면서 울컥하는 장면이 작품에 담겼다”고 말했다. 임재혁은 “아이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집에 가자’일 것 같아서 그걸 시작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오는 28일 공개된다. 이 감독은 “드라마는 1, 2회에 많은 걸 보여주고 뒤로 갈수록 좁혀가지만, 이 작품은 뒤로 갈수록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묘미가 있을 것”이라며 “보고 나서 삶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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