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신임 삼성 준법위장 “이재용 부회장 빠르게 만날 것”

이찬희 신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운영 원칙과 계획을 밝혔다. [사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다음 달 5일 출범을 앞둔 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찬희 신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권 우선 경영,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ESG 중심 경영의 확립이라는 원칙에 따라 추진 과제를 선정하겠다”며 “인권, 기업의 사회적 책무와 연관된 ‘E(환경)’와 ‘S(사회)’도 중요하지만 현재 삼성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G(지배구조)’”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전 기자간담회, 다음 달 5일 취임

이 위원장은 “내외부 의견을 다양하게 들어 최고경영진이나 내부 구성원뿐 아니라 주주인 국민이 삼성의 실질적 주인으로 대우받는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이를 위한 철저한 준법감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기 위원회 권고로 선언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어떤 위법도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배구조 개선이 삼성 계열사 간 지분관계 개편 작업까지 포함하느냐는 질문에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답했다. 1기 위원회 활동에 대해서는 “대국민 사과, 무노조 경영 폐기, 4세 경영 승계 포기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또 “위원회 구성에 있어 완전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해 사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지 않았다”며 “취임하면 빠르게 만나 준법위 활동에 대한 자세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 지배구조 문제 반드시 해결해야”

삼성 준법위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주문으로 2020년 2월 출범했다.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이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 등 7개 계열사에 대한 준법 감시 활동을 한다.

이날 이 위원장은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출신의 권익환 변호사, 경찰대 출신 윤성혜 전 하남경찰서장, MBC 경제부장 출신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를 신규 위원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들 3명과 연임을 결정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성인희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은 28일까지 7개 계열사의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위촉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삼성 준법위 초대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에 이어 위원장을 맡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다. 신임 위원장의 임기는 다음 달 5일부터 2년이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