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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 "좀비 안무 3개월 훈련…디테일 최고"

중앙일보

입력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은 박지후, 조이현, 윤찬영 등 주목받는 20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은 박지후, 조이현, 윤찬영 등 주목받는 20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댄서, 배우출신 안무가가 짠 ‘좀비 안무’로 3개월간 훈련했다. 좀비 표현의 디테일은 어떤 K 좀비물보다 낫다.”

웹툰 원작 넷플릭스 시리즈…28일 공개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만든 이재규(52) 감독은 2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MBC 드라마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역린’ ‘완벽한 타인’ 등을 만든 이 감독의 첫 넷플릭스 시리즈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는 중소도시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렸다. 2015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이재규 감독은 26일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에 맞춰서 콘티도 바꾸고, 카메라는 배우들의 반응을 잘 담는데 집중했다"며 "그래서 리허설이 중요했고, 리허설 날을 하루 따로 잡아서 수백명이 하루종일 리허설만 한 작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이재규 감독은 26일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에 맞춰서 콘티도 바꾸고, 카메라는 배우들의 반응을 잘 담는데 집중했다"며 "그래서 리허설이 중요했고, 리허설 날을 하루 따로 잡아서 수백명이 하루종일 리허설만 한 작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친구는 나를 공격하지 않는데, 좀비가 되니 공격하네? 공포" 

임재혁은 "좀비물은 보통 총으로 좀비를 죽이거나, 군대나 경찰이 출동하는데 여긴 학교다보니 대걸레, 책걸상 같은걸로 좀비들과 싸운 게 달랐다"고 전했다. 사진 넷플릭스

임재혁은 "좀비물은 보통 총으로 좀비를 죽이거나, 군대나 경찰이 출동하는데 여긴 학교다보니 대걸레, 책걸상 같은걸로 좀비들과 싸운 게 달랐다"고 전했다. 사진 넷플릭스

숱한 좀비물이 있지만 이 감독은 “사회화가 덜 된 어린 친구들이 좀비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에서 사투하는 모습이 일반적인 좀비물과 다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친구는 나를 공격하지 않는데, 좀비가 된 친구는 나를 공격하는 데서 굉장한 공포감이 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도망가야 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선택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리허설이 중요했다. 리허설 날을 따로 잡아서 수백명 배우‧스텝이 하루종일 리허설만 한 작품은 처음”이라며 “좀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배우들 반응에 따라서 콘티를 바꾸기도 하고, 카메라는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고스란히 잡아내기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러운 반응’ ‘실제 같은 느낌’을 담기 위해 ‘원테이크(편집 거치지 않고 한 번에 쭉 이어 찍는 방법)’로 촬영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200명 학생이 모여있는 식당에 좀비가 처음으로 등장해 학생들을 습격하는 장면도 원테이크로 찍었다.

이재규 감독은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거의 4층짜리 학교를 지었다고 해도 될만한 큰 세트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넷플릭스

이재규 감독은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거의 4층짜리 학교를 지었다고 해도 될만한 큰 세트를 지었다"고 설명했다. 사진 넷플릭스

훈련 첫날 토할 정도, '좀비 안무' 훈련

아역배우로 시작한 윤찬영은 이번 작품이 성인이 된 후 첫 주연이다. 윤찬영은 "주연 부담도 있었지만, 제가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진 넷플릭스

아역배우로 시작한 윤찬영은 이번 작품이 성인이 된 후 첫 주연이다. 윤찬영은 "주연 부담도 있었지만, 제가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진 넷플릭스

실감 나는 좀비 표현을 위해 별도의 안무도 짜고, 3개월 전부터 배우들 훈련을 시작했다. 주연 윤찬영은 “첫날 체력훈련과 기초 훈련을 받고 집에 돌아가 3일간 누워있었다”고 훈련 강도를 설명했다. 훈련 첫날 한 시간 체력훈련이 끝난 직후 주연 배우 두 명이 토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 감독은 “무술감독님이 첫날 끝나고 ‘애들 체력이 너무 안 돼서 다 대역 써야겠는데요’고 연락을 했었는데, 다들 빠른 실력상승을 보여 다행이었다”며 “특히 윤찬영은 담당 스턴트가 따로 있었는데도 후반부에는 따로 대역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에도 출연한 이유미는 "너무 미운 역할인데, 이유미가 해서 그나마 낫다는 말을 듣고싶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에도 출연한 이유미는 "너무 미운 역할인데, 이유미가 해서 그나마 낫다는 말을 듣고싶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벌새' 박지후, '학교 2021' 조이현, ‘의사요한’ 아역 출신 윤찬영 등 주목받는 20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오징어 게임’ 조연으로 눈도장을 찍은 이유미도 합류했다. 이 감독은 “원래 아침에 촬영장에 나갈 땐 지옥에 가는 느낌, 돌아올 땐 ‘아 오늘 하루도 잘 살아냈구나’ 하는 느낌인데 이번 작품은 촬영장 가는 길에 ‘오늘도 애들이랑 재밌는 얘기하겠지’ 생각하며 기대감을 갖게 되더라”며 “정말 설레는 경험이었고, 매일 아침이 이렇게 즐거울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기적인 캐릭터 ‘이나연’ 역을 맡은 이유미는 “‘너무 미운데 이유미가 해서 괜찮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폭력, 사회에도 있는 문제" 

학교에 갇힌 학생들은 대걸레, 책걸상, 체육시간에 연습하던 활, 야구방망이 등으로 좀비와 맞서 싸운다. 사진 넷플릭스

학교에 갇힌 학생들은 대걸레, 책걸상, 체육시간에 연습하던 활, 야구방망이 등으로 좀비와 맞서 싸운다. 사진 넷플릭스

‘소리’에 민감한 좀비를 쫓기 위해 학생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출연 배우 임재혁이 직접 만들고 불렀다. 인터넷에서 ‘뮤지컬 오디션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임재혁의 영상을 본 이 감독이 제안했다. 이 감독은 “아이들이 잃은 게 뭘까, 생각하다 보니 엄마를 만날 수 없고, 집에 갈 수 없고 이런 사소한 거였다”며 ”노래를 써달라고 했더니 임재혁이 ‘제가요? 될까요?’ 하지 않고 ‘해보죠 뭐’ 했고, 다같이 그 노래를 부르면서 울컥하는 장면이 작품에 담겼다“고 말했다. 임재혁은 “아이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집에 가자’일 것 같아서, 그걸 시작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학교폭력'도 담긴다. 이 감독은 “학교폭력은 학교 내 문제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학폭에 가해집단과 피해자가 있듯, 사회에도 집단이기주의, 대립, 반목이 있지 않나.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고 나면 ‘어쩌면 나도 직면한 문제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오는 28일 공개된다. 이 감독은 “드라마는 1,2회에 많은 걸 보여주고 뒤로 갈수록 좁혀가지만, 이 작품은 뒤로 갈수록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묘미가 있을 것”이라며 “웹툰 원작이라 부담도 있었지만, 보고 나면 삶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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