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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라이 전 비서 10년 만에 당적 박탈…명목은 “미신 몰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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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밍 전 국가양식국 부국장 [둬웨이 캡처]

쉬밍 전 국가양식국 부국장 [둬웨이 캡처]

10년 전 부패 등의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의 수석 비서가 은퇴 3년이 지나 뒤늦게 당적을 박탈당했다. 당의 규율을 감독하는 중앙기율위는 24일 쉬밍(徐鳴·64) 전 국가양식국 부국장을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신념 상실, 초심 배반, 당에 불충” 죄목

중앙기율위는 조사 결과 쉬밍 전 부국장은 “이상과 신념을 상실하고, 초심과 사명을 배반했으며 당에 충성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미신 활동에 몰두했다”는 죄목을 열거했다. 그 밖에도 당원 청렴 규정인 8항 규정 위반, 불법 재물 수수, 프라이빗 클럽 출입과 향응 접대, 개인 관련 사항을 규정에 따라 보고하지 않은 혐의, 아들의 기업 활동을 위한 직권 남용 등을 적시했다.

쉬밍, 보시라이 낙마에서 차관급 은퇴

군인 출신인 쉬 전 부국장은 2003년 시장체계건설국 부국장으로 상무부 창립을 도왔다. 2004년 뤼푸위안(吕福元) 초대 상무부장이 숨지고 랴오닝 성장이던 보시라이가 상무부장으로 취임하면서 쉬밍은 시장체계건설국 국장, 상무부 정책연구실 주임 등을 거치며 보시라이의 측근으로 성장했다. 2008년 4월 보시라이가 정치국원으로 승진해 충칭 당서기로 자리를 옮기면서 쉬밍을 충칭시 당 부비서장 겸 연구실 주임으로 전임시켜 ‘수석 비서’로 중용했다. 2010년 쉬밍은 충칭시 상무위원 겸 비서장으로 차관급 고위관리로 승진했다.

2012년 4월 보시라이가 수하인 왕리쥔 충칭 공안국장의 망명 시도, 부인 구카이라이의 영국 기업인 살해 사건 등에 연루되 낙마했지만, 쉬밍은 불똥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2013년에는 지위 강등 제도를 이용해 차관급 기구인 국가양식국 부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도 차관급 대우는 유지했다. 당시 이례적인 인사에 고위급에서 쉬밍을 보호한다는 풍문이 나돌았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25일 보도했다.

쉬밍은 2018년 초 차관급으로 은퇴해 무사히 관직 생활을 마치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 7월 중앙기율위 조사가 시작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홍콩 명보는 지난해 조사가 시작되자 “쉬밍은 보시라이 사건 후 특히 18대 이후 여전히 손을 씻지 못하고 이미 고비를 넘겼다고 여겨, 보시라이의 비서였다는 신분의 민감성을 망각했다가 옥고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전망했다.

反부패 벼르는 시진핑 “십년 동안 칼 갈았다”

25일 중앙기율위는 쉬밍 외에도 71살인 차이어성(蔡鄂生) 전직 은행감독위원회 부주석의 당적과 공직을 박탈하는 솽카이(雙開) 처분을 내렸다. 이미 2013년 은퇴한 차이 전 부주석은 “당에 충성하고 진실하지 못했다”며 “이중 수법과 두 얼굴로 금융감독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 18일 연례 중앙기율위 전체 회의 개막식에서 “십년마일검(十年磨一劍·10년 동안 칼을 갈았다)”의 자세로 “자아 혁명이라는 공격전과 지구전을 잘 치르자”고 강조했다. 올 들어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중앙조직부가 직접 관리하는 차관급 이상의 중앙관리 간부 5명이 낙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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