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SHOT
한겨울 동장군 심술이 절정인데 남쪽에는 애기동백꽃이 만발했다. 제주도 서귀포 제주동백수목원 모습이다. 동백과 비슷하지만, 잎과 꽃이 작아 애기동백으로 불린다. 다 자란 나무의 높이가 5m가 안 돼 10~13m까지 크는 동백나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꽃은 분홍에 가까운 붉은 색이고, 꽃송이 채로 지는 동백과 달리 꽃잎이 한장 한장 떨어진다. 12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만개해 이맘때 제주도는 한겨울 꽃놀이 인파로 붐빈다. 제주동백수목원은 오덕정(70) 사장이 1977년부터 감귤밭 빈 곳에 심은 애기동백나무에서 시작했는데, 나무가 자라고 늘면서 3년 전부터 아예 감귤 나무를 없애고 동백수목원으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 350m 정도 떨어져 있는 ‘위미동백나무군락(제주도 기념물 39호)’도 오 사장 증조모 현맹춘 할머니의 손에서 시작됐다. 17살에 이곳으로 시집온 현 할머니가 황무지 5000여평을 억척스레 개간한 후 농작물을 보호할 방풍림을 만들기 위해 동백 씨앗을 주워다 심고 키운 것이 지금 모습으로 변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