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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간 사제들, 497명 성학대"…베네딕토16세 사건 덮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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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로이터=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로이터=연합뉴스]

독일 뮌헨 대교구에서 아동과 청소년들을 포함해 최소 497명이 성학대를 당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특히 일부 사건과 관련해서는 뮌헨 대주교를 지낸 베니딕토16세 전 교황이 고의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지 로펌인 WSW는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뮌헨대교구 성학대 감정 결과 보고서를 알자지라 등 언론에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1945년부터 2019년까지 학대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조사하기 위해 카톨릭대주교구의 의뢰를 받아 작성됐다.

WSW는 조사 결과 적어도 497명이 성학대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했다. 이 중 60%는 8~13세 아동과 청소년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성학대에 가담한 성직자는 사제 173명, 부제 9명 등 최소 235명이라고 WSW는 전했다. 이들 중 40명의 성직자는 성학대 적발 이후에도 다시 사목활동에 투입됐다. 18명은 성범죄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WSW는 또한 1977년부터 1982년까지 뮌헨 대주교를 지낸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 시기 발생한 4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에 참여한 마틴 푸쉬 변호사는 “전 교황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 중 두 건의 경우 여러차례 학대행위를 저질러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목회 의무를 계속하도록 했던 성직자들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에는 11세 소년을 학대한 혐의로 독일 서부 에센에서 뮌헨으로 옮겨 온 한 사제가 목회 활동에 재배정됐으며, 그가 이후 여러 해 동안 계속 범죄를 저지른 사례도 있다고 한다.

WSW는 현재 뮌헨 대주교인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 역시 2건의 학대 의심 사례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황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바티칸은 아직 해당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이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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