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내 강점” 尹 “과외 받아” 安 ”원래 잘해“…설 TV토론 재밌겠다

중앙일보

입력 2022.01.21 05:00

업데이트 2022.02.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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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근 대선 지지율 추세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절대 우위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 초만 해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하락세 속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전했지만, 최근 윤 후보 지지율이 반등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지지율 20%를 넘느냐 마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이처럼 엎치락뒤치락하는 대선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로 TV 토론을 꼽는 이들이 많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대선 주자들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맞붙는 공개 토론에서 막판 표심이 확연히 갈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연합뉴스

민주당과 국민의힘 협상단 측은 설 연휴인 31일과 30일 중 한 날짜에 양자 토론을 하기로 19일 합의했다. 당초 지상파 3사가 27일 토론을 제안했지만, 윤 후보 측이 31일에 하자고 역제안했다. 토론에서 배제된 안 후보는 19일 서울서부지법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발끈했다.

법원 판단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만약 실제로 토론이 성사된다면 사상 처음으로 설 연휴 기간에 대선 토론이 이뤄지게 된다. 윤 후보 측이 31일 토론을 제안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가족이 모인 황금 시간대라 토론을 많이 볼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전략적 노림수도 작용했다는 평가다. 당 관계자는 “상대 당 후보와 처음 토론하는 윤 후보 입장에선 준비 시간이 며칠이라도 더 필요할 것”이라며 “부인 김건희씨 통화 논란 등을 잠재우는 시간을 번다는 의미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李 “뒤집기” 尹 “굳히기” 安 “차별화” 토론 속내는

12월 30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12월 30일 오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

토론을 앞둔 대선 후보들의 기대는 제각각이다. 지지율 하락세에 고전 중인 이 후보는 강점으로 꼽히는 TV 토론에서 선전하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여당 내에서는 “말주변 있고, 본인의 정책을 디테일하게 꿰고 있는 이 후보가 토론에서 저력을 보여줄 것”(호남 지역 의원)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하다. 이 후보도 지난해 12월 29일 한 방송에서 윤 후보를 겨냥해 “제발 자주 좀 만나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반박 좀 할수 있도록 내가 있는 곳에서 해달라”고 말하는 등 토론에 자신감을 보여 왔다.

하지만 대장동 개발 의혹부터 ‘가족 욕설’ 논란까지 이 후보를 겨냥한 공격 소재가 넘쳐난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후보는 최근 욕설 녹음 파일이 추가 공개되자 “부족했고 잘못했다.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서 벌어진 일임을 이해해달라”고 19일 사과했다. 이 후보의 토론 전략은 박주민 의원이 지휘봉을 잡은 당 TV토론 TF에서 짜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행정학회 주최 대통령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패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는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토론장에서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복수의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후보는 최근 틈틈이 시간을 내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단순히 스피치 기술을 연습하기보다는 각종 현안과 정책에 대한 배경 지식, 주요 수치 등을 공부하고 있다”며 “후보가 특정 주제에 대한 자료를 구해달라고 먼저 부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정치 입문 뒤 여러 차례 실언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여당 후보와 첫 토론에 나서는 윤 후보가 토론 경험이 많은 이 후보에게 고전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3선 의원은 “윤 후보가 화려한 말솜씨보다는 객관성과 팩트에 집중해 비기기만 해도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토론 초보’였던 경선 초기와 달리, 윤 후보의 토론 능력이 달라졌다”(선대위 관계자)는 주장도 있다. 황상무 전 KBS 앵커가 맡은 토론 준비단도 주제별 예상 질문과 답변 등을 정리하는 등 막판 다듬기에 돌입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3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안 후보는 TV 토론을 계기로 지지율 20% 벽을 넘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는 “두 명의 비호감 후보(이 후보, 윤 후보) 사이에서 안 후보가 토론하는 자체가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최근 양당이 추진하는 양자 토론에 대해 “패악질”이라고 날을 세우며 4자 토론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2017년 대선 당시 토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 당시 몇몇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지지율이 근접할 정도로 선전했던 안 후보는 막판 TV 토론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지지율 하락세를 겪은 적 있다. 안 후보는 20일 취재진과 만나 “제가 토론 못 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오 후보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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