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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가깝지만 친하지 않은(近而不親) 문제 시급히 해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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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 편을 드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미·중 모두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플러스섬(plus-sum) 게임을 추진할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 “중국은 한국에 중미 사이에서 어느 편에 서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추궈훙 전 주한 중국대사).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한 한중 국제학술대회가 20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사진은 사회를 맡은 노재헌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한 한중 국제학술대회가 20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사진은 사회를 맡은 노재헌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오는 8월 수교 30년을 맞는 한중이 ‘미래 30년’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논의하는 올해 한중 간 첫 국제학술대회가 20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는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노재헌)와 태재아카데미(원장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중국 차하얼(察哈爾)학회(회장 韓方明)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미중 모두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플러스섬 게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소장은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미중 모두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플러스섬 게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이날 회의에선 날로 격화되는 미·중 전략경쟁 속에 한중이 어떻게 미래 30년을 열어가야 하는가와 관련해 열띤 논의가 펼쳐졌다. 김흥규 소장은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보다 포괄적이고 호혜적인 전략동맹으로 전환하고, 중국과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존중하면서 협력의 영역을 강화하는 플러스섬 게임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궈훙 전 주한 중국대사는 ″미국은 한국에 줄서기를 요구하겠지만 중국은 한국에 그런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추궈훙 전 주한 중국대사는 ″미국은 한국에 줄서기를 요구하겠지만 중국은 한국에 그런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추궈훙(邱國洪) 전 대사는 “중미 경쟁이 장기화, 복잡화 양상을 보이면서 중한 관계에 미치는 미국 요인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미국은 분명히 한국에 줄서기를 요구하겠지만, 중국은 한국에 어느 편에 서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자주적 판단을 존중한다는 것이지만 한국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읽힌다.
추궈훙 전 대사는 또 올해 한중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가깝지만 친하지 않은(近而不親)” 문제를 꼽았다. 이웃이지만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며 갈수록 어색해지는 한중 관계를 공공외교를 통해 회복시키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흥규 소장은 중국에 대해 1)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 정국 해소 2) 한국에 보다 공평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 기회 부여 3) 북한 문제에 있어서 한국과의 전략적 소통 강화 등 세 가지 사항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20일 개최된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한 한중 국제 학술대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한중 관계는 동아시아 평화를 판단하는 시금석″이라고 말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20일 개최된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한 한중 국제 학술대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한중 관계는 동아시아 평화를 판단하는 시금석″이라고 말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개회사에서 “한중 관계는 동아시아 평화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금석이고 경색된 동아시아 국면을 완화할 지렛대”이기에 “한중 관계를 단순히 양국 관계로만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팡밍(韓方明) 차하얼학회 회장은 “1992년의 한중 수교는 당시 세계 흐름 및 양국 발전의 추세와 중한 인민의 바람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평가했고, 김성환 태재아카데미 원장은 “한중 관계가 같은 것만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 차원을 넘어 이견도 해소하는 구동화이(求同化異) 수준으로 격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재헌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은 “한중이 상호 존중과 민심 상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한류(韓流)와 한풍(漢風)을 넘어선 새로운 융합 문화를 창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 중국대사는 “중한 이 공동의 이익과 성과를 계속 확대 발전시켜야 양국 인민에게 보다 많은 이익을 안길 수 있다”는 이익론을 펼치기도 했다.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한 한중 국제학술대회가 20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사진은 중국측 참가자 모습. 앞줄 맨 왼쪽에 닝푸쿠이 전 주한 중국대사가 보인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를 주제로 한 한중 국제학술대회가 20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사진은 중국측 참가자 모습. 앞줄 맨 왼쪽에 닝푸쿠이 전 주한 중국대사가 보인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수교 30년을 맞는 올해는 한중 양국 정상이 지정한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더욱 견고한 교류와 협력으로 양국의 우호와 신뢰가 한층 더 두터워지도록 만들자”고 말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의의도 회의에서 주요하게 논의됐다. 뤼차오(呂超) 중국 랴오닝(遼寧)대학 미국 및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은 “2018년의 평창 동계올림픽과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비단 겨울스포츠의 발전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의 정치안정과 경제협력의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코로나 19에 지친 인류에 단결과 믿음, 그리고 힘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은 ″한중이 동계올림픽을 잇달아 개최한 걸 기념해 양국이 공동 주관하는 청소년 동계스포츠대회를 만들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은 ″한중이 동계올림픽을 잇달아 개최한 걸 기념해 양국이 공동 주관하는 청소년 동계스포츠대회를 만들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한중이 4년 간격으로 동계올림픽을 잇달아 개최한 걸 기념해 양국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청소년 동계스포츠대회를 설립해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자주 충돌하는 양국 청소년이 평창과 베이징의 올림픽 시설을 함께 활용하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 sakong.kwansook@joongang.co.kr

한중 수교 30주년 및 베이징 동계올림픽 축하 학술대회 #20일 서울과 베이징에서 동시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제로섬 아닌 플러스섬 게임 해야” #“미국은 한국에 줄서기 요구하지만 중국은 요구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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