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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슬라도 무너졌다…빅테크 기업에 몰아치는 'Fed 긴축' 혹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빅테크 기업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커지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 속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에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로 기술주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전고점 대비 10% 떨어지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테슬라는 ‘천슬라’ 자리를 내줬다.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은 "기술주 비중을 줄이겠다"며 포트폴리오에서 IT 기업을 덜고 있다.

조정장 진입한 나스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조정장 진입한 나스닥.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천슬라'도 무너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15% 떨어진 14340.2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9일 역대 최고점에서 10.7%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주가가 전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조정 국면', 20% 이상 하락하면 '베어 마켓(하락장)'에 들어섰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날 다우존스지수(-0.96%)와 S&P500(-0.97%) 하락 마감했다.

눈에 띄는 건 기술주의 하락세다. 테슬라는 전날보다 3.38% 떨어진 995.6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1일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천슬라’ 고지가 무너졌다. 엔비디아(-3.23%)와 애플(-2.10%), 아마존(-1.65%) 등 미국의 대표 기술주 주가도 뒷걸음질 쳤다.

월가 투자자들도 앞다퉈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기술주를 덜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 7∼13일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329명에게 설문 조사를 한 결과 기술주를 더 사겠다(비중 확대)고 응답한 비중은 1%에 그쳤다.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낮다. 이달은 기술주를 줄이는 대신 은행주(41%)와 제약주(30%)를 더 담겠다고 답했다.

천슬라 깨진 테슬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천슬라 깨진 테슬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바이든 "Fed 긴축 정책 지지"

‘제로 금리’ 속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온 기술주가 Fed의 조기 긴축 분위기에 찬물을 맞은 모양새다. 데이비드 베일린 씨티글로벌자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가격에 다시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에 큰 불확실성을 안길 것”이라고 말했다.

요동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Fed의 긴축 행보를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를 보여준다. 이날 미국 국채 10년물은 장 중 한때 연 1.9%를 돌파해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급등세를 일부 반납하며 연 1.85%로 마감했지만, 2%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문제는 긴축을 향한 Fed의 발걸음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경제의 힘과 최근 물가 상승 속도를 고려할 때, 파월 의장이 시사했듯, 지금 필요한 지원을 다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Fed의 긴축 행보에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준 것이다.

CNBC는 ”바이든의 발언은 간결하면서도 (Fed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다"며 “Fed에 초당적 기구로서 고용 극대화와 물가를 잡을 권한을 위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올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25~26일(현지시간)에 열린다. 시장에서는 오는 3월이 아닌 이번 FOMC에서 ’깜짝‘ 금리 인상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짐 캐론 모건스탠리투자운용 글로벌 채권·거시경제전략 책임자는 18일(현지시간) CNBC에 “Fed가 1월에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할지, 혹은 3월에 금리를 0.5%포인트 높일지 등 매파적인 논의가 시장에 가득하다”고 언급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지난 14일 “올해 6~7번의 기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채권 수익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채권 수익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계속되는 규제에 중국 빅테크 위축 

미국의 빅테크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다면, 중국 빅테크 기업은 당국의 규제라는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9일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이 일정 규모 이상의 인터넷 기업이 투자나 자금조달을 할 경우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지침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규제 대상은 사용자가 1억명 이상 또는 연간 매출이 100억 위안(1조8700억원 상당) 이상인 빅테크 기업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메이퇀, 바이트댄스, 디디추싱 등 중국 대표 기업 대부분이 포함된다.

중국 당국은 “담당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CAC가 해당 규정을 발표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지만 시장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의 규제책은 부인 후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알리바바 주가는 127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점(319.32 달러)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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